<틈새 초생, 틈새 인생>

2023. 5. 27. 01:10생각 위를 걷다

틈새 초생-
길 옆 언덕배기 작은 절벽
그 균열된 여러 틈새 사이로
이름 모를 작은 식물들이
존재감 없이 자라고 있었다.

바라봐주는 눈길 하나 없어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틈새 사이에서 높디높은 하늘 향해
하나의 생명으로 꿋꿋이
푸르고 푸르게 존재하고 있었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가만히 바라보는 내 눈에는
아주 숭고하게 보였다.

틈새 인생-
인생길 걷다보면
생의 절벽을 만나게 된다.
그 절벽에는 균열도 생긴다.
그때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것 같다.
그러나 그 틈새에서
새 삶이 시작될 수 있고 시작되기도 한다.

틈새 인생은
바라봐주는 이 하나 없어도
어떠한 존재감이 없어도
야생화처럼, 절벽 틈새의 풀처럼
꿋꿋하게 자기 인생을 살아간다.
존재는 감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균열은 고통스런 아픔이다.
그러나 그 아픔 사이에서
새 생명이 신비롭게 돋아난다.
그래서 균열의 틈새는 단순히 균열이 아니다.
하나의 가능성이고 새 생명의 희망이다.
새 생명의 모체이고 오늘의 내일이다.
(목, May 25,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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