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위의 봄과 나>
2023. 5. 16. 01:14ㆍ생각 위를 걷다
5월의 화창한 봄날
어느 토요일 오후에
지난 해 봄, 여름, 가을에 걷던
나무숲 산책로로 향했다.
춥고 눈 내린 긴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 찾아온 길을
조용히 홀로 걸으며
봄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한걸음 또 한걸음
장단을 맞추며 걷는데
봄도 내 안으로 가득 들어왔다.
걷던 길 잠시 멈추고
푸르른 주변을 보면서
봄을 호흡했다.
어여쁜 새 한 마리가
노래하며 나를 반겨주었다.
걷다가 멈추고
멈추다가 걷고를 반복하며
잠시나마 봄에 정겹게 머물렀다.
그렇게 걷다 보니
봄 안에 나 있고
내 안에 봄 있는
역설적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봄과 내가 하나 되어
걷는 길 위로
바람의 노래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어느 덧,
발걸음이 피아노 건반처럼
아주 경쾌하게
길을 두드리며 걷고 있었다.
(일, May 14,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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