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6)
-
<밤을 쓰다>
모두가 잠든 듯이 사방이 조용한 이 밤에도 푸르른 나뭇잎들은 잠 못 이루고 잔잔히 부는 밤바람의 부드러운 입맞춤에 기분이 좋은 듯 살랑거리고 있다. 깊어 가는 여름밤 인적이 끊겨 정적만 감도는 차가운 거리에는 가로등 불빛 홀로 외로이 빈 거리를 채우고 있다. 그 외로움 달래줄 겸 그 거리를 조용히 홀로 걷는다. 이내 마음이 밤의 적막에 젖는다. 평화가 고요히 마음에 스민다. 감미로운 밤길을 걸으며 마음에 바람 하나 띄운다. ‘이 고요함이 이 평화로움이 삶의 모든 순간에 깃들기를!’ 생의 거리에 어둠이 내려도 그 어둠 밝히는 가로등 하나 마음속에 환하게 있으면 조심조심 걸을 만한 인생길 그 거칠고 다채로운 여정에서 여전히 아름다운 것을 꿈꾼다. 오늘 같은 밤은 나를 깊이 느낄 수 있어서 참 포근하고 좋다...
2024.07.07 -
<흐르는 마음>
늘 마음에 있지만 오늘은 갑자기 진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시냇물에 작은 종이배 하나 꽃 마음 담아 띄웁니다. 흐르는 물결 따라 아래로 또 아래로 떠내려갑니다. 내려갈수록 조금씩 더 빨라집니다. 당신에게 빨리 이르고 싶은가 봅니다. 당신이 빨리 보고 싶은가 봅니다. 내 꽃 마음 담긴 그 종이배 잠시 후면 당신에게 이를 겁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수, July 3, 2024: mhparkⒸ2024)
2024.07.04 -
<마음의 주막>
책은 마음의 깨달음이고 마음의 힘이고 마음의 위로이고 마음의 쉼이다. 그래서 책 속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밝아지고 마음이 생생해지고 마음이 따스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책이 있어서 그나마 마음이 길을 찾을 때 갈 곳이 있다. (월, July 1, 2024: mhparkⒸ2024)
2024.07.02 -
<물결의 크기>
길 위의 작은 웅덩이는 바람이 물어도 파도가 일지 않는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은 바람이 불어도 파도가 일지 않는다. 잔잔히 흘러가는 시냇물은 바람이 불어도 큰 파도가 일지 않는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은 바람이 불면 작은 파도가 인다. 계곡물, 시냇물 그리고 강물을 삼키고 삼키는 바닷물은 바람이 불면 크고 사나운 파도가 인다. 파도의 크기는 물의 크기와 비례한다. 인생의 파도는 어떤 사람을 대양처럼 만든다. 바람이 불면 그 인생은 더 커지고 강해지고 높아진다. (금, June 28, 2024: mhparkⒸ2024)
2024.06.29 -
<무난한 하루>
싱그러운 아침 햇살 마음 살며시 건드리는 아침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한걸음 또 한걸음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호흡은 점점 거칠어지고 다리는 아파 오고 심장은 빠르게 뛴다. 살아있음을 강하게 느낀다. 힘이 많이 들지만 그래서 좋다. 그렇다고 줄곧 그럴 수만은 없다. 그러면 문제가 생긴다. 인생 한 방에 갈 수 있다. 가벼운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천천히 산책로를 걷는다. 얼굴을 살짝 스쳐 가는 선선한 아침 바람이 내 마음에 형용할 수 없는 아주 기분좋은 느낌을 자아낸다. 가볍게 걷는 발걸음 따라 깊은 만족이 온몸으로 번진다. 한순간 이런 바람이 스치는 바람 따라 함께 스쳐 간다. '인생길 걸으며 크게 가슴 뛰는 일이 없어도 헐떡거리며 다리에 힘주어 걸을 일 없이 하루하루 그냥 무난..
2024.06.28 -
<이야기 바람>
바람이 지나다 잠시 머물다가는 산마루에는 바람에 실려 오는 많은 이야기도 함께 머문다. 바람은 세상 이곳저곳 오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들 보따리에 가득 담고서는 가는 곳마다 도란도란 들려준다. 바람은 이야기꾼 스치는 바람에 가만히 귀 기울이면 소곤소곤 들려오는 수많은 이야기 내 마음을 만진다. 그 이야기 속에 그리운 너의 이야기도 있다. 보고파 잠시 산마루에 앉아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리운 너의 모습이 들린다. 오늘은 보고 싶은 너에게 나의 이야기도 함께 실어 보낸다. 너의 집 뒤 산마루에 앉아 나를 생각하다 보면 지나는 바람이 잠시 머물러 내 이야기 들려주고 갈 거다. 그러면 내 모습이 들릴 거다. (수, June 26, 2024: mhparkⒸ2024)
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