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바람>

바람이 지나다
잠시 머물다가는 산마루에는
바람에 실려 오는
많은 이야기도 함께 머문다.
 
바람은 세상 이곳저곳 오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들
보따리에 가득 담고서는
가는 곳마다 도란도란 들려준다.
 
바람은 이야기꾼
스치는 바람에 가만히 귀 기울이면
소곤소곤 들려오는 수많은 이야기
내 마음을 만진다.
 
그 이야기 속에
그리운 너의 이야기도 있다.
보고파 잠시 산마루에 앉아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리운 너의 모습이 들린다.
 
오늘은 보고 싶은 너에게
나의 이야기도 함께 실어 보낸다.
 
너의 집 뒤 산마루에 앉아
나를 생각하다 보면
지나는 바람이 잠시 머물러
내 이야기 들려주고 갈 거다.
그러면 내 모습이 들릴 거다.
(수, June 26,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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