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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추운 겨울 아침을 엿보다>
주변이 온통 하얗게 색칠된 아침이다. 지난밤의 어둠이 떠나기 싫은 듯 꾸물거리다 어쩔 수 없이 떠나고 그 빈 자리에 아침 햇살이 가득 비집고 들어오더니 자리를 잡고 가슴을 죽 편다. 나무 손가락 사이에서 밤새 편히 쉬고 있던 하얀 눈들이 밝게 비추어오는 아침 햇살에 정신을 차리고 기지개를 편다. 햇살의 온기가 아직 대지에 가득 차지 않아서 여전히 차가운 기운이 가득한데도 추위를 잊은 듯 힘차게 아침을 나는 참새들의 발랄한 움직임이 지난 밤 추위에 잠 못 이루다 느지막이 눈을 감은 나무들의 늦잠을 깨운다. 나무에서 그네를 타는 조그마한 모이통에 걸터 서서 지난 밤 굶주린 배를 채우며 희희낙락 즐거워하는 참새들의 웃음이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허공을 가득 울린다. 조그마한 참새들의 희망찬 노랫소리를 들으며 몹..
2023.02.02 -
<겨울나무 손가락에 피는 꽃>
끊임없이 눈이 내린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도 때가 겨울임을 상기시켜주려는 듯 내리고 또 내리며 차가운 대지에 하얗게 수를 놓고 있다. 정원의 푸른 잔디 잎들 이에 질세라 고개를 들고 또 들지만 내리는 눈의 힘에 눌려 이내 겸손히 고개 떨구며 소리 없이 눈 속에 잠긴다. 바람도 없는 평온한 날인데 내리는 눈송이들 자기들도 추운 듯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대지에 눕는다. 펄펄 허공을 가르며 내리다 옷 벗은 앙상한 겨울나무 그 손가락들 사이에 다소 곳이 내려앉아 예쁘게 무늬를 놓지만 나무는 손가락들이 참 시리기도 하겠다. 그래도 불평 없이 눈송이들을 품는 겨울나무 손가락들은 참 인자하기도 하다. 이렇게 눈 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아름다운 옷을 입고 추위를 견디는 겨울나무 손가락 마디마디에 아름답게 ..
2023.02.02 -
<시간 속의 발자국>
오늘도 말없이 살-짝 다가오는 아주 조용한 겨울 이른 아침 인적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차가운 기운만 거리를 채우는 시간에 알람 소리에 깨어 또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하루도 여러 갈래 길을 걸으며 시간 속에 남겨질 발자국을 본다. 거리에 하나둘 나부끼는 걸음걸음들은 바람에 실려 세월의 언덕 저편으로 끊임없이 사라져가지만 발걸음마다에 담긴 하루의 여정은 오늘도 시간 속에 남아 내 삶의 이야기로 내 귓가에 속삭인다. 이 하루도 거리에 소리 없이 어둠이 내리고 하루를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 내 삶에 또 다시 찾아오면 가슴에 멍울을 남기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시간 속의 발자국들을 생각하며 날마다 내 삶의 이야기가 어린 시절 화로에서 모락모락 김을 내며 익어가던 갈색 고구마의 노-란 속살처럼 그렇게 구수하게 익..
2023.02.02 -
<내 인생의 이정표: 언제나 거기에 서 있는 당신>
인생길 걸으며 닮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인생길 걸으며 가는 길에 이정표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거기에서 내 마음에 한줄기 길잡이 빛으로 서 있습니다. 거기에 항상 그렇게 서서 뚜벅뚜벅 내 걸어가는 길에 마음의 등대가 되어 줍니다. 걷다가 발걸음 비틀거릴 때 당신을 보면서 나를 세웁니다. 걷다가 마음이 희미해질 때 당신을 보면서 나를 깨웁니다. 걷다가 발걸음 무겁게 느껴져 ‘이제 그만’ 이런 말 하고 싶을 때 당신을 보면서 발걸음 이어갑니다. 이렇게, 걸어가는 길 때론 마음 흔들리고 방황할 때 당신을 보면서 다시 마음을 잡습니다. 당신은 새싹이 나고 꽃이 필 때에도 잎들이 무더위 속 녹음으로 짙어갈 때에도 푸르던 잎들이 아름답게 물 들다 낙엽이 되어 뒹굴 때에도 그리고 화려한 옷을 벗어..
2023.02.02 -
<옷을 입은 컵>
잔뜩 찌푸린 십이월 어느 날 오후 햇살도 구름에 가려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 인적 드문 스산한 거리에 겨울 찬바람만 한 겹 두 겹 나부끼니 헐벗어 앙상한 나무들 추운 듯 이리저리 자꾸 흔들어 댄다. 바깥 찬바람에 선반 위 컵들도 추위를 느꼈나 보다. 한 여름에는 더운 듯 벌거벗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활짝 웃더니만 이제는 따스한 옷을 입고 있으니. 바깥에 쓸쓸히 서 있는 나무들 지난 가을 예쁘게 차려 입은 옷들 이제는 너희가 입고 있구나! 한걸음 앞으로 다가가 잠시 너희를 보고 있노라니 내 눈가에 웃음이 환하게 흐른다. 예쁘게 차려입은 너를 보며 웃는다. 너를 보며 온기를 느낀다. 이제 바깥 찬바람이 부담스럽지 않다. 밖으로 발길을 돌린다. (수, December 15, 2021; mhparkⒸ2021)
2023.02.02 -
<꿈을 꾸며 인생길을 걷다>
인생길 걷고 또 걸으며 꿈을 꾸고 또 꿉니다. 매우 아름다운 꿈입니다. 그래서 아침에도 꾸고 저녁에도 꿉니다. 어제도 꾸고 오늘도 꾸고 내일도 꿉니다. 때론 현실이란 약간의 울타리를 만나기도 하지만 힘껏 올라 넘거나 돌아가더라도 여전히 꿈을 꿀 겁니다. 그렇게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꿈을 꾸고 또 꾸면서 인생길을 걷고 또 걷다 보면 어느 날, 그 어느 날 나에게 꿈을 꾸게 했던 그 꿈의 참된 현실을 만나게 될 겁니다. 그 만남을 꿈꾸며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이렇게 걷고 또 걸어갑니다. 인생길은 그 꿈 하나에 어제를 그 꿈 하나에 오늘을 그 꿈 하나에 내일을 담고 그 날을 향해 중단 없이 홀로 둘이 걷는 길입니다. (월, December 13, 2021; mhparkⒸ2021)
2023.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