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눈물>

2024. 12. 10. 14:36생각 위를 걷다

추운 겨울인데

눈이 아니라 종일 비가 내렸다.

 

겨울에 내리는 비는

눈의 눈물이다.

 

저 멀리 높은 하늘에서

땅에 하얀 마음을 주려고

덩실덩실 춤추며 내려오다가

따스한 입김을 만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라지며

그게 아쉬워 눈물이 되었다.

 

그래서 겨울에 내리는 비는

모두 눈의 눈물이다.

 

그래도 그 눈물 모두

대지에 생수가 되어 촉촉이 적신다.

 

온종일 그 눈물방울들

하염없이 떨어지는 쌀쌀한 거리를

우산을 쓰고 잠시 조용히 걸었다.

 

작은 우산 위에

피아노 건반 소리처럼

경쾌하게 떨어지는 그 눈물 소리가

영롱한 아침이슬처럼

내 마음에 한 방울 두 방울 맺혔다.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는 날들인데

오늘따라 눈의 눈물 빗소리가

다시 힘을 내라는 듯

내 마음을 감미롭게 만진다.

 

눈의 눈물이

내 마음도 촉촉이 적시며

푸르른 밝은 내일을 꿈꾸게 한다.

(, December 10, 2024: mhpark2024)

오늘 내린 비로 집앞 잔디밭에 떨어진 낙엽과 잔디가 흠쩍 젖어 있는 저녁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