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5. 14:16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아주 멋있고 존중받을 만한 사람 중에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몫을 다하다가 떠나야 할 때가 되었을 때 미련 없이 깔끔하게 떠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쉬운 일 같으나 막상 그 시간이 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자리, 곧 특정한 역할이 주어진 자리에는 저마다 그것에 맞는 목적과 일정한 기간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 앉는 사람은 그 목적에 맞게 자기에게 주어지는 일을 충실하게 감당하다가 자기에게 주어진 일정한 기간이 다 되면 떠나야 한다. 그것이 역할 자리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이기적이고 우매하기도 하여 어느 자리에 앉으면 그것이 자기만의 자리이고 그래서 그 자리는 자기가 오래오래 앉을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한 오해이고 잘못이다. 그렇게 되면 자기 역할을 남용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된다.
누구나 어떤 자리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그 자리가 자기 자리인 양 착각할 수 있다. 그것이 역사가 드러내 주는 인간의 오랜 습성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서 누구에게나 영원한 자리는 없다. 사실, 특정 자리라는 것도-물론, 인기라는 것도 그렇다-당장에는 대단한 것 같아도 지나고 보면 참 덧없는 것이다. 그것을 일찍 깨닫는 것이 지혜이다.
인간이 어리석은 이유 중 하나는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있듯이 가장 가까이 있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볼 줄 모른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를 보고 자기를 알아야 추해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미셸 드 몽테뉴는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좋은 지도자, 좋은 일꾼은 늘 그것을 명심하고 일정한 기간이 끝나기 전에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을 그것의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감당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깨끗하게 떠나는 것이다.
그러려면 반드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자기를 살피면서 자기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다. 그것이 좋은 지도자로 머무는 방식이다.
인간은 모두 완전한 존재가 아니어서 의도하지 않게 잘못도 하고 실수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잘못이나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것이 지혜로운 삶을 사는 방법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게도 헛된 영광을 구하다가 허무하게 몰락해 가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처럼 역사가 영웅을 만든다면, 자리는 사람을 위대하게 만들기도 하고 타락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자리에 앉는 사람은 자기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를 깊게 생각하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해야 한다. 자기가 역사에 길이 남는 위대한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매 순간 그런 사람으로 머물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성찰을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어떤 특정한 자리에 앉는 사람의 우매하고 치명적인 잘못은 모든 문제의 중심에 자기가 있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 책임을 주변 사람에게 돌리는 것이다. 그가 자기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면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고 계속해서 잘못된 길로 가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게 된다.
우리의 모든 것이 잠시 잠깐이다. 금방 지나간다. 그것을 명심하면서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하면서 멋진 인생을 살다가 떠나야 할 때 깔끔하게 떠나는 사람은 정말로 멋진 인생이다.
(수, December 4,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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