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 13:42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개인적으로 어느 때 가든지 늘 편안한 마음을 느끼는 곳 중의 하나가 도서관이다. 내게는 그러한 마음을 주기에 언제 들러도 기분 좋은 곳이어서 그곳에 가면 그곳만의 포근함을 느낀다. 그립고 정겨운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 같다. 그곳은 꼭 마음의 보금자리 같고 생각의 둥지 같다.
그래서 그 안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몸과 마음이 이내 편안해진다. 책들이 가득한 도서관에 앉아서 다른 생각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책 속에 잠겨 있노라면 참 좋다.
그뿐 아니라 책 속에서 나의 마음을 파도처럼 물결치게 하는 멋진 내용의 문장들을 만나게 되면 정말로 기분이 좋아진다. ‘어떻게 이런 내용을 생각해 내고 어떻게 이런 표현을 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저자의 창의력과 표현력에 감명받곤 한다.
도서관은 나의 안식처이듯이 책들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책들은 언제나 그곳의 자기 자리에서 아무 말 없이 거하면서 자기를 만나줄 독자를 기다린다. 그곳에 있는 모든 책이 그렇다.
책의 기다림은 언제나 실존적이다. 그리고 독자는 또 하나의 실존으로서 그 실존 앞에 서고 그 책을 읽음으로써 그 실존의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하나의 실존으로서의 책도 또 하나의 실존으로서의 독자의 한가운데로 들어온다. 거기에서 지각과 변화의 순간이 인다.
특히, 커피는 책읽기의 좋은 친구다. 커피 한잔 곁에 두고 책장을 넘기며 한 모금 한 모금 들이켜는 커피는 그 어느 찻집에서 마시는 커피보다도 더 진한 향기를 마음에 풍긴다. 커피 향을 곁들여 읽는 책들은 내 마음에 커피 향만큼이나 진한 꽃향기를 자아내고 울림을 준다.
책 속에 깊이 잠겨 나의 온 마음을 당기는, 더 나아가 내 마음에 감동의 물결을 끊임없이 일으키는 멋진 문장들을 읽다 보면 어느덧 나는 호수에서 노니는 한 마리 백조처럼 책들의 호수에서 즐겁게 노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며칠 전에도 그런 경험을 했다. 볼 일을 마치고 시간이 좀 있어서 오래간만에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들렀다. 도서관 중앙 부분에 놓여 있는 개방형 책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가져간 커피 한잔 곁에 두고 요즘 읽고 있는 책을 펴서 읽을 부분을 찾아 이어서 죽 읽어갔다. 책 내용이 금방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정신없이 읽다 보니 어느덧 오후가 다 지나갔다. 거리에 조금씩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곳을 나와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책 속에 묻혀 즐겁게 보낸 그날 오후는 무척이나 달콤했다. 그날도 도서관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내게 포근함을 전해주었다. 마음의 안식처인 도서관의 시간은 나를 위한 나만의 시간이다. 그래서 그때 거기에서는 더욱 나다움을 느낀다.
(토, November 30, 2024: mhparkⒸ2024)
어느 시립 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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