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는 거기에 있다>

2023. 1. 30. 14:37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한낮의 밝은 햇살이

지나는 구름에 가리더니

갑자기 비가 내렸다.

 

거리에도, 호수에도

거칠게 내리치더니

안개만 남기고

말없이 저 멀리 사라져갔다.

 

안개 짙게 낀 거리

저기 저 호수는

안개에 가려

보일 듯 말듯 희미하다.

 

부드럽게 스치던 바람결 따라

잔잔히 일렁이던

호수의 작은 물결들이

안개에 가려 모습을 잃었다.

호수가 자취를 감추었다.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멀리 응시하노라니

그 모습 눈가에 희미하게 맺힌다.

 

햇살 다시 비추고

바람 불어오면

호수가 다시 나타나겠지.

호수는 늘 거기에 있으니까.

(, April 12, 2021; mhpark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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