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길>

2023. 1. 30. 14:42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그리운 사람 만나러 가는 길

설레는 마음 가득 담고

넓은 길 따라 가다가

좁은 시골길로 들어섰다.

 

차창 밖 한가로이

넓게 펼쳐진 들판을 보면서

평화로운 시골의 정취에 젖어든다.

 

어느 새,

마음속 발걸음은

어린 시절 고향집 시골길

정겨운 그 길을 걷고 있다.

 

길 따라 펼쳐진 시골집들

그 사이로 어깨동무 함께 걷던 친구들

논두렁 밭두렁 그 위로 지나던

우리들 발걸음 자취는 사라졌어도

여전히 내 마음 추억 속엔 선명히 남아

그 시절로 내 마음을 당긴다.

 

길가에 푸르게 돋아난

질경이, 토끼풀, 쑥 그리고 이름 모를 풀잎들

지나는 우리들 발걸음마다

웃음꽃 한아름 뿌리곤 했다.

 

때론 가던 길 발걸음 잠시 멈추고

토끼풀 하얀 꽃들

그 줄기 채 따서 잇고 또 이어

흐르는 시냇물에 사뿐히 담그면

물결 따라 기다랗게 춤추며

우리들 동심을 말없이 흔들어 놓곤 했다.

 

비 오는 여름 날

검은 장화 신고

비닐우산 뒤집히지 않게

찢어진 우산 바람에 망가지지 않게

몸 쪽으로 바짝 당기며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앞으로

함께 전진하던 소꿉장난 친구들

 

대나무 매미채

거미줄로 망을 만들어

미루나무에 바짝 붙은 맴맴 하던 매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잠자리 잡으며

입 찢어지게 함박웃음 짓던

친구들 함께 걷던 시골길

 

길 옆 이웃집 바깥마당에서

구슬치기, 딱지치기, 비석치기, 자전거바퀴 굴리기 하다

굴뚝에 저녁 밥 짓는 연기 모락모락 솟아오르고

밥 먹으라고 부르시는 어머니 목소리 들릴 때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

반갑게 맞이해 주던 시골길.

 

밤이 되면 가로등 하나 없어도

달빛, 별빛 그리고 반딧불

환하게 반짝이며 어두움을 밝혀주던 시골길

 

긴 겨울밤 이웃집 친구 마슬[놀러]

화롯불에 고구마 구워

호호 식혀 먹으며

함께 겨울을 녹일 때

차가운 달빛과 별빛만 동무 된

인적 끊어진 고요한 시골길

 

그런 시골길 함께 거닐며 뛰놀던

어린 시절 동무들 그립건만

지난 시간 속에 웃음소리만 남기고 다들 어딜 갔나?

지금도 그 웃음소리 내 귓가에 울리는데.

그들 찾아 여가저기 다니느라

이렇게 마음 속 발걸음 분주하다.

 

정다운 시골길, 그리운 사람들

그리고 아름답던 어린 시절

오늘 더욱 그립다.

 

시골길 따라

추억에 잠겨 가고 또 가다 보니

어느 새,

그리운 사람 계신 곳에 다 왔다.

(, April 24, 2021; mhpark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