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속으로의 여행>
2023. 2. 15. 15:35ㆍ생각 위를 걷다
이제는 꽤 오래 되었는데도
지난 시간 속에 머무는 기억의 잔상들이
시시때때로 불어오는 바람처럼
가끔씩 스치듯 떠올라
여전히 내 마음을 건드린다.
그럴 때마다 그냥 회피하곤 했는데
오늘은 마음먹고 기억의 문을 열고서
지나온 시간의 거리를 차분히 걸었다.
생각의 고삐를 꼭잡고
한걸음 또 한걸음 더 깊이
지난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몇몇 영상이 선명하게 비춰왔다.
때로는 이것이 고통의 시간이 된다.
지나온 시간, 걸어온 거리에는
아름다운 발자국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거리에는
밝고 어두운 면, 양지와 음지가
나의 뒷모습으로 함께 머물러 있다.
걸으면서 조우하게 되는
익숙한 모습들과 낯선 모습들,
계속 응시하고 싶은 기쁜 모습들과
얼굴을 돌리고 싶은 슬픈 모습들이
걸어온 거리를 함께 채우고 있다.
그래도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기억은 고통스럽게
기쁘고 즐거운 기억은 기쁘게
그 모습 그대로 조우하려고 고투한다.
그것이 과거의 시간을 걸으면서도
미래의 시간으로 걸어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다분히 부족했던 내가
미래의 더 나은 내가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화, February 14,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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