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너, 나의 너>

2023. 2. 1. 10:32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어느 새,

너는 어여쁜 색동옷 입고

자랑하듯 말없이 내 앞에 서 있다.

 

살며시 마음을 열고

물끄러미 너를 본다.

너도 물끄러미 나를 본다.

 

나를 보는 네게로

조용조용히 다가간다.

너도 너를 보는 내게로

조용조용히 다가온다.

 

내게로 다가오는 네 안으로

한걸음, 한걸음 들어간다.

너도

네게로 다가가는 내 안으로

한걸음, 한걸음 들어온다.

 

네게로 들어갈수록

나는 아름답게 물 든다.

내게로 들어올수록

너는 나를 짙게 물들인다.

단풍잎 하나 흔들어

내 안에 또 하나의 가을을 그린다.

 

너와 나는 그렇게

함께 가을로 물 든다.

함께 가을이 된다.

 

내 안의 너

네 안의 나

우리는 가을의 풍경화

슬픈 가을을

우리의 풍경으로 물들이자.

(일, October 16, 2021; mhpark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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