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14. 13:23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편안한 마음으로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가 그 길을 따라 놓여 있는 여러 개의 벤치를 만났다. 그 벤치들 아래에는 그것들을 기증한 사람들이 다양한 형식으로 여러 내용의 글귀를 새겨놓은 작은 비석들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재미 삼아 지나가면서 그 작은 비석들을 보고 거기에 새겨진 글귀들을 읽어보았다. 어떤 것들은 나로 미소를 머금게도 했다. 벤치들에는 그것을 기증한 사람들의 마음이 작은 비석들과 함께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내 마음에 담기는 좋은 글귀들은 사진에 담아두기도 했다. 어느 벤치 아래의 작은 비석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In loving memory ○○○ Our mom loved this view. Sit, relax and enjoy”(우리 어머니 ○○○을 사랑의 마음으로 추억하면서. 우리 어머니가 이 경치를 좋아하셨어요. 앉아 편히 쉬면서 즐기세요).
그래서 거기에 그 벤치를 만들어 기증한 사람의 갸륵한 마음을 생각하면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거기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한참을 그 경치를 즐기면서 쉬는 시간을 가졌다. 평상시에도 그 경치를 좋아하는데, 조용히 앉아서 바라보노라니 ‘한 폭의 그림같이 참 좋다’라는 생각이 스쳐 갔다. 그렇게 편히 쉬다가 다시 일어서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비석을 보고 있는데 ‘경치’ 또는 ‘광경’(view)이란 말이 마음에 오래 맴돌았다. 우리는 특정한 경치나 광경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에게는 여행하거나 어떤 곳에서 아주 멋진 경치나 광경을 목격하고는 그것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마음에 담아두고 살아가기도 한다. 각자에게는 한두 개쯤은 그러한 경치나 광경이 마음에 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러한 자연의 경치나 물리적인 광경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의 경치나 내적인 경치도 있다. 일종의 정신적 경치 같은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삶에서 외적으로 어떤 경치가 우리의 마음을 즐겁고 기쁘게 하고 편안함을 주듯이, 내적으로 마음속에 어떠한 경치를 가지고 살아가는가도 매우 중요하다. 내면은 행동을 통해 외면이 되고 마음의 풍경은 삶의 풍경이 되며 마음의 그림은 삶의 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경치는 결국에는 행동으로 드러나고 삶으로 표현되게 되어 있다.
사실, 사람은 저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자기가 정신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있다. 각 사람의 마음에는 그것이 좋은 경치든 나쁜 경치든 나름의 정신적인 경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시선은 우리의 마음에 영향을 주듯이, 우리의 정신적 시선은 우리 삶 전체에 영향을 준다. 우리가 바라보는 바로 그것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같이 내면의 세계는 외면의 세계에 영향을 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외면의 세계를 결정한다. 이런 점에서 제임스 알렌(James Allen)은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문자적으로 그가 생각하는 것이고 그의 성격은 그의 모든 사고의 완전한 총합이다. 식물은 씨에서 싹이 나고 씨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듯이, 인간의 모든 행위는 사고의 감추어진 씨에서 싹이 나며 그것들이 없이는 나타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내면의 경치, 정신적인 경치를 분명하게 스케치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가꾸며 살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서 가끔은 마음의 의자에 앉아서 자기 마음에 있는 멋진 정신적인 경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좋은 경험일 뿐 아니라 삶의 힘도 된다. 자기 안에 그림 같이 아름다운 경치가 많은 사람은 틀림없이 주변 사람으로부터 좋은 소리를 들으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저절로 마음이 즐거워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수, March 13,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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