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9. 09:03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편안한 자세로 호숫가에 서서 호수를 바라보며 마음의 쉼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호수에서 노닐던 갈매기들 가운데 한 마리가 높고 널따란 창공으로 힘차게 날갯짓하면서 날아오르더니 호수 저쪽으로 날아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오래전에 읽었던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 다시금 생각이 났다.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그 책을 손에 잡고 책상 앞에 앉고는 단숨에 처음부터 끝까지 죽 읽어갔다. 책이 두껍지 않은 데다가 감사하게도 그림까지 있어서 즐겁게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그렇게 읽어가는데 내 마음을 사로잡는 여러 문장과 개념이 내 마음에서 계속 맴돌았다. 책을 읽는 내내 그것들을 나 자신과 연관 지어 생각했다. 그 책의 저자 리처드 바크가 의도한 게 바로 그런 거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모두 읽고 덮어두었는데도 책의 내용이 자꾸 나의 마음을 붙잡고는 놓아주지를 않았다. 무언가 느낀 것이 있으면 자기 이야기를 좀 써보라는 듯이 내 마음을 떠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갈매기의 꿈처럼 마음의 날개를 펴고는 마음 가는 대로 두서없이 적어보기로 했다. 저자가 책을 통해 의도한 대로 하는 게 독자로서 저자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여겨져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너는 꿈이 있어? 물론, 나는 있지. 무어냐고? 바로 나는 거야. 더욱이 높이 높이 멀리멀리 훨훨 나는 거 말이야. 나는 날개 달린 새니까.’ 책을 읽는 동안 내가 개인적으로 들은 그 책의 주인공 새 조나단의 말이었다.
새끼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보통의 갈매기들보다 못한 갈매기, 곧 제대로 날지 못하는 갈매기였지만 날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갈매기들처럼 그저 고깃배 주변을 기웃거리면서 고깃배가 밑밥을 뿌릴 때 먹이를 낚아채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조나단의 관심은 먹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나는 데 있었고 특히 날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갈매기들의 눈총과 비난이 있었음에도 배와 바닷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혼자 나는 연습을 계속했다. 나는 것이 조나단의 꿈이어서다. 그래서 조나단은 계속해서 꿈을 꾸고 대단히 힘이 들었지만 계속해서 그것을 실천에 옮기고 또 옮겼다.
갈매기들 대부분은 그냥 나는 일, 곧 바닷가에서 날아올라서 먹이를 잡아 돌아오는 일 그 이상을 배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갈매기들에게는 나는 것보다 먹는 게 현실적으로 훨씬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 책의 저자 리처드 바크에게 있어서 보통 갈매기들은 특별한 꿈을 꾸지 않고 그저 현실에 안주하면서 살아가는 일반 사람들을 암시한다. 반면에 조나단은 특별한 존재가 아님에도, 아니 평범 이하이면서도 자기 안에서 솟구치는 열망을 가지고 꿈을 꾸면서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나아가는 사람들을 암시한다.
이것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나오는 하이에나와 표범에 비유될 수 있다. 산기슭의 하이에나는 그저 낮은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짐승의 썩은 고기를 먹는 것에 만족하나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그런 것에는 전혀 만족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킬리만자로의 표범에게는 특별한 꿈과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수 없기에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어 눈에 덮이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가 산 흔적을 남기고 불꽃으로 타오르기 위해서 높은 곳까지 오르려고 애쓴다. 꿈이 없는 하이에나는 산기슭 밑바닥에서 그럭저럭 살지만 꿈이 있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른다.
삶의 높이는 바라면서 날갯짓을 하는 만큼 높아지고 삶의 깊이는 바라면서 파는 만큼 깊어지며 삶의 넓이는 바라면서 움직이는 만큼 넓어진다. 삶의 크기, 곧 삶의 높이와 깊이와 넓이는 꿈의 크기, 곧 꿈의 높이와 깊이와 넓이와 비례한다. 그리고 삶의 실제 크기는 그 꿈을 어느 만큼 실현하는가에 달려 있다.
리처드 바크는 <갈매기의 꿈> 전체에 걸쳐 보통의 갈매기들보다도 못한 어린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의 일대기를 통해 그러한 사실을 제시한다. 그 책을 읽다 보면, 조나단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진지하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이 뛰는 것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리처드 바크가 자신의 책을 통해 나의 마음을 움직이고 내게 영향을 준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당신은 멋진 작가다!
(수, February 28,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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