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물음: 잘 보이지 않는 길을 걸으며>

2023. 12. 26. 02:19생각 위를 걷다

살아갈수록
물음이 더 많이 생긴다.
답을 충분히 얻는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물음이 생긴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절로 생긴다.
지적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계속 묻게 만든다.
그래서 물음에 대한 답을 다 얻지 못해도
계속 물으며 산다.

그래야 길을 잃은 세상 속에 매몰되지 않고
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오늘 성탄절 아침에는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짙게 끼었다.

그래서 조심조심 운전해 가다보니
짙은 안개 속으로 서서히 신호등이 나타난다.
푸른 신호등이 보이면 그냥 지나친다.
빨간 신호등이 보이면 서서히 멈춘다.

그렇게 지나침과 멈춤을 반복하다 보니
무사히 목적지에 다다랐다.

마찬가지로,
짙은 안개 낀 날 같은 인생길을 걸을 때
묻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빨간불에는 잠시 멈추고
파란불에는 그냥 지나치면서 걷다 보면
무사히 목적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지금은 많은 것이 희미하고 불확실해 보이지만
그때에는 모든 것을 분명하게 알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인생길을 걸으며
묻고 답을 찾는 과정을 피할 수가 없으리라.
그래서 오늘도 물으며 대답하며
내게 주어진 하룻길을 힘차게 걷는다.
(월, December 25, 2023: mhparkⒸ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