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과 잠 사이의 풍경>
2023. 12. 23. 00:13ㆍ생각 위를 걷다
간혹
바람의 뒤척임 소리에 잠에서 깨면
다시 잠 속에 잠기려고 애쓰다가 안 되면
포기하고 잠자리에서 그냥 일어난다.
그리고는 등불을 켜지 않고
조용히 창가 책상에 앉아
잠시 가로등이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본다.
나뭇가지에 걸려 애처롭게 버둥거리는
바람 몇 줄기 눈가에 와 닿는다.
아직 어두운 밤인데
내가 잠 못 이루는 것처럼
가지는 바람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끊임없이 날갯짓한다.
한동안 그렇게 창밖으로 시선을 던지고는
밤의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면
다시 몸이 나른해진다.
그러면 살며시 잠자리에 든다.
꼭 꿈을 꾸는 것 같은 느낌으로
잠 속으로 다시금 여행을 떠난다.
한밤중 자다가 깬
잠깐의 몽상 같은 시간도
내게는 소중한 삶의 과정이라서
그 나름으로 의미가 있다.
(목, December 21,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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