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기, 삶 짓기>

2023. 6. 24. 12:48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때로는 귀찮을 때가 있긴 하지만, 쌀을 씻어 밥을 하는 것, 가능한 범위 내에서 요리하는 것 그리고 설거지와 같은 주방일을 하는 것에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전부터 밥을 하고 필요할 때 요리를 해 왔기 때문이다. 내가 밥을 처음 지었던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로 기억된다.
 
오늘날은 최신식 압력밥솥이나 전기밥솥이 있어서 쌀을 씻고 그 양에 맞추어서 밥솥에 숫자로 표시된 대로 물의 양을 맞추어 취사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다 해준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쌀을 씻어서 일반 솥에 쌀을 넣고 적당량의 물을 손등으로 재서 맞춘 다음에 밥을 했다. 그런 다음에 전기밥통에 넣어서 보온 상태를 유지했다. 더 어릴 때는 불을 때서 밥을 하기도 했다. 도시는 몰라도 시골의 상황은 그랬다.
 
당연하게도 처음에는 밥이 잘되지 않았다. 물을 제대로 맞추고 시간도 적당하게 재면서 했음에도 밥이 눌어붙거나 타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번 밥을 지어보면서 더 잘하게 되었다.
 
밥을 잘 지으려면 간단한 수고와 정성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밥을 짓는 방법에 맞게 해야 한다. 그래야 맘에 들게 밥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밥을 지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밥이 맛있게 잘 되면 기분이 좋으나 밥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되면 괜히 기분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밥을 잘 짓는 데도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밥을 지으면서 종종 품게 되는 생각이 있다. 우리의 삶도 밥 짓는 것에 비유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밥은 정성이 들어가야 잘 되는 것처럼, 삶도 정성이 들어가야 멋지고 좋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는 데도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밥이 지어지는 것이듯, 삶도 우리의 행위를 통해 지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밥은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밥이 달라지듯이, 삶도 우리가 매일 매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의 삶은 우리 행위의 결과이고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 삶의 모양이 좋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그것을 분명하게 인식하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밥을 잘 지으려면 쌀과 물의 비율이 잘 맞아야 하고 적절한 불(열)의 양과 시간도 필요하다. 삶도 잘 지으려면 잘 짓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서 지어야 한다. 좋은 삶에 맞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삶을 잘 짓는 것은 밥을 잘 짓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그래서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여전히 삶을 짓는 데 서툴기도 하고 어려움도 적지 않다. 실수나 잘못도 한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짓다 보면, 삶을 더 잘 지을 때가 오지 않을까 한다.
 
그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삶을 잘 짓기 위한 과정적 노력을 해 가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지점과 시점에서 훨씬 나아진 자기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월, June 19,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글을 덧붙여 고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