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핀 꽃들을 보며>

2023. 6. 9. 00:00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바람 불면 먼지 날리는 조그마한 흙길 따라
소리 없이 활짝 펴 조용히 길을 지키는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의 숭고함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젊은 날, 아주 젊은 날
예쁜 꿈 하나 가슴에 품고
수평선 위로 붉게 떠오르는 해 같이
타는 듯한 불꽃 시선을
저기 멀리 지평선 끝에 뿌리고
앞만 바라보며 걸어갈 때에는
내딛는 걸음마다 와 닿는
작은 꽃들의 부드러운 속삭임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그냥 지나쳐버리곤 했습니다.
 
젊은 날이 져 감을 가슴 아프게 느낄 때야
다시 오지 않을 하루의 소중함을 깨닫듯이
언제나 한결 같은 모습으로
거기에 있던 들꽃들의 미소가
생의 선물로 다가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꽃들에도
세세히 담긴 생의 의미와 깊이를
이제야, 뒤늦게 이제야 봅니다.
 
모든 하루가 똑같이 소중함을
이 미미한 꽃들에게서 배우며
내 인생이 끝나는 날까지
하늘에도 땅에도 부끄럼 없는
그런 삶을 맘 깊이 늘 꿈꾸면서
오늘도 내일도 그토록 고귀한 하루를
정성 다해 살아가렵니다.
(수, June 7,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을 덧붙여 고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