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호숫가의 밤>
2023. 6. 5. 02:47ㆍ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저 멀리
어둠을 가르고 밤을 밝히는
불빛 가닥들이
호수에 반사되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흩어져가는 검은 조각구름들은
바람에 몸을 실어
여행을 시작하고
가끔씩
길을 잃은 물결들이
호숫가로 밀려든다.
늦가을 밤,
바람은 차갑고
스치는 그 차가움에
나의 마음도 함께 춤을 추며
어느새 마음은 고향 하늘로 가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지만,
하나의 둘로 살아가는
우리네 삶.
외로움이 그리움과 조우할 때,
나는 하염없이
‘함께 있음’을 맛보고 싶어 한다.
노을 지는 초저녁 하늘에서
작은 어둠 조각들이
호숫가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아름다운 늦가을 밤이
가만가만히
호숫가에 찾아든다.
내 마음에 찾아든다.
(일, June 3, 2023: mhparkⒸ2023)
* 이 시는 예전에 한 월간지의 창간기념 문학작품 공모전에서 시 부문 가작으로 당선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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