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가슴에 새기는 희망>
2023. 5. 7. 07:44ㆍ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늦가을이 되기 전
물이 채 들기도 전에
지는 잎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더욱이 잎 스스로 지는 것이라면
더더욱 슬퍼진다.
그리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떨어져야 할 운명인데
굳이 스스로 져야하는가.
곁가지 끝에 간신히 붙어있는 게
말할 수 없이 힘에 겨워도
떨어질 때까지는
조그마한 소리로라도
생의 사계절을 이야기하자.
그리고 겨울이 끝나갈 쯤에
쌀쌀한 바람 한 가닥
삶을 살짝 스치며 지나갈 때
눈물 한 방을 아무도 모르게
살짝 떨구며 조용히 지자.
여름철 그리고 가을철 세찬 비바람
유유히 견디다가
어느 날, 그렇게 져 가자.
그때 홀연히 떨어지자.
허공을 자유롭게 훨훨 날아서
대지에 사뿐히 내려앉자.
그때까지는 그렇게 스스로 지지 말자.
삶이 아파도
아직 가슴에 남겨둔 희망 조각 하나
여전히 우리 시린 가슴 보듬고 있으니
한 번 더 내일을 꿈꾸며
부디 스스로 떨어지지 말자.
아직 겨울이 오지 않았는데
가을이 끝나기도 전에
그렇게 떨어져 버리면
남은 마지막 잎새의 비애는
누가 달래나?
(토, May 6, 2023: mhparkⒸ2023)
* 전에 한 청춘이 스스로 떠난 소식을 접하고 썼던 수필시를 덧붙여 고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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