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을 걸으며 만나게 되는 여러 표지판과 신호등>

2023. 2. 20. 00:04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길을 걷거나 운전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여러 표지판(멈춤, 속도 제한, 과속 방지, 방향표시 등)과 횡단신호 그리고 신호등(녹색, 빨간, 오렌지색)이다. 길을 가는 사람이나 운전자에게 그것들은 종종 귀찮게 여겨지며 가는 길을 일시적으로 방해하기도 한다. 급할 때일수록 더 불편하게 느껴지곤 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우리의 편의나 안전 또는 서로의 원활한 움직임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특히, 운전자라면 자신의 안전과 타인의 안전 그 두 가지 모두를 위해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들이다. 그렇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길에도 여러 표지판과 신호등이 있다. 그것들은 우리가 우리의 인생길을 걸어갈 때 예고 없이 불쑥불쑥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것들은 우리 인생의 장애물로 여겨지곤 하는데, 때로는 당황하기도 하고 가는 길이 막히기도 하며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 인생의 표지판과 신호등은 우리가 우리 인생길을 걸어가는데 불편하고 방해가 되며 무척이나 귀찮은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뜻을 정하고 인생길을 걷다보면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여러 인생 표지판이나 신호등을 만난다. 특히, ‘멈춤표지나 빨간 신호등을 만난다. 그럴 때는 누구든 당황하게 된다. 특히, 빨간 신호등을 만나게 되면 많이 힘이 들고 좌절을 경험하게도 된다. 문제는 길이 막힌 뒤 다음 과정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깊은 좌절의 수렁에 빠지게도 된다.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정말로 힘이 든다.

 

이런 상황을 터널비전’(tunnel vision)에 빗대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본래, 그 용어는 의학적인 맥락에서 시야 협착의 일종으로 터널시, 곧 시야의 주변부는 명확하게 보지 못하고 중심부만 명확하게 보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일반적으로는 시야가 좁다는 것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용어로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 용어는 다른 관점, 곧 긍정적인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절대 어둠의 상황에서 한 가닥 빛을 기대하고 바라보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기대와 바라봄 속에서 터널의 끝이 있고 그때 바깥에서 다시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서 계속해서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나타낼 수도 있다.

 

우리가 인생길에서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갈 때 지녀야 하는 마음의 첫 번째 태도는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극도로 어려워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야 밝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터널은 길든 짧든 무너져서 막히지 않는 한에서 반드시 끝이 있고 그 바깥쪽에는 분명 밝은 세상이 있다. 그것을 믿고 그것을 생각하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야 바깥쪽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어찌 보면, 우리에게 나쁜 것으로 여겨지는 인생의 멈춤 또는 우회 표지판이나 신호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것들이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 꼭 나쁘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거나, 잠시 쉬었다가 오래도록 지속해서 진행해 가게 하거나 또는 더 좋은 다른 길로 이끌어주는 좋은 것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앞에 표지판이나 신호등이 나타날 때 나쁘게만 여기지 말고 조용히 앉아서 걸어온 길을 반성하고 미래를 숙고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지혜로운 처사이다.

 

사실, 우리가 만나게 되는 거리의 표지판과 신호등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것을 따를 뿐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우리 인생길에서 만나는 표지판과 신호등도 대부분 우리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그냥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잘못이나 실수로 우리에게 나타나는 장애물들도 있다. 그러나 많은 부분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우리의 의사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연 듯 나타난다.

 

따라서 그것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성실하게 자기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표지판이나 신호등을 만나게 되면 차근차근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그러면 어느 시점에 이르게 되면 다시금 밝은 세상을 만나게 된다.

(, February 18, 2023: mhpark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