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의 기다림>
2025. 5. 5. 10:46ㆍ생각 위를 걷다
주변이 깊이 잠든
아직 어둠이 소리 없이 머무는
고요한 이른 새벽 시간이었다.
커다란 배 한 척이
파도의 물결 잔잔히 일렁이는 바다 위를
사뿐사뿐 물길을 가르며
소리 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그 갑판 한쪽에
어떤 사람이 홀로 서서
작은 찻잔 하나 손에 들고
물끄러미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형형한 눈빛
옅은 어둠 사이로
저기 수평선 멀리 향하고 있었다.
밤새 밀물처럼 서서히 밀려오는
고요한 아침을 마중하러 나와
엄숙히 기다리고 있었다.
실존적 자아에게
기다림은 고독이다.
긴 시간을 홀로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기다림은 고통이다.
마음을 다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다림은 희망이다.
때가 되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결과는 기다림을 지나서 오기 때문이다.
드디어 저편 수평선 위로
붉은 아침 해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 사람 그 모습 한참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손에 들린 찻잔에
그윽한 아침 정취를 가득 담아가는 것 같았다.
(일, May 4, 2025: mhparkⒸ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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