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7. 15:04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심는 게 없으면 거둘 게 없듯이 대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무언가 거둘 게 있으려면 어떤 것이든 심어야 하고 무언가 일어나게 하려면 어떤 것이든 해야 한다. 그것이 물리적 세계의 법칙이고 현상이다.
그런데 어떤 뜻을 정하고 그것에 따라 일을 계획하고 진행해가다 보면 계획대로 잘되지 않을 때가 적지 않다. 삶에 나름의 최선을 다해도 잘되지 않는 때가 있다. 사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인생사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까? 그냥 접고서 다른 것을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일이 원래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아도, 일이 술술 풀리지 않아도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계속해서 진행해가야 할까? 이것은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누구에게나 마음에 생기는 갈등이다.
그 결정은 아마도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결정은 어느 것이든 그 나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당연히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자기가 져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일단 시작한 일은 가능하면 끝까지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다가 능력의 한계나 상황의 제약으로 인해 잘 안되면 포기할 때 포기하더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 시도해 보려고 한다.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뜻한 바가 있어서 많은 것을 내려놓고 컨설턴트로 일하는 윌리엄 브리지스(William Bridges)는 자신의 한 책에서 이전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자기 학생들을 도울 방법을 배우기’를 원하는 대학 교수들(college teachers)을 위한 여름 프로그램을 계획하게 되었다.
그들은 그다음 해에 시작할 프로그램을 계획하면서 저명한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우(Abraham Maslow)를 기조 연사로 결정했다. 그런 다음 소책자를 만들어 여러 지역으로 보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30명의 대학 교수들이 등록했다.
그런데 그해 봄에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했다. 기조 연사로 내정되었던 매슬로우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이다. 그러함에도 그 프로그램 계획은 중단되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되었고 결국 그가 없이도 멋진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어떤 일을 진행해가다 보면 그와 같은 일이 왕왕 일어난다. 그럴 때는 당연히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상황에 맞게 해가면 나름의 열매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인생의 계획이나 꿈도 그와 비슷하다.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어떤 것을 인생의 목표로 정하고 그것을 향해 열심히 해가도 안 될 때가 있다. 그것은 실패로 여겨질 수도 있으나 일생의 관점에서 보면 자기 인생을 구성하는 한 부분일 수 있다.
어떤 것을 할 때 최선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차선의 결과를 얻을 때가 있다. 그래도 차선의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어찌 보면 그것을 최선의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인생길을 걸으며 계획하는 대로 잘되지 않아도 계획은 하면서 걸어가는 게 지혜롭다. 계획은 나아갈 방향과 삶에 활력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계획을 따라 인생길을 걸어가되 주어지는 일에 열정을 담아 최선을 다하고 길이 열리는 대로 성실하게 걸어가면 소귀의 열매를 거둘 수 있게 된다. 걸어가다가 길이 막힐 때는 잠시 쉬어가고 길이 다시 열리면 다시 길을 나서는 것이다.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나 그래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금언이 가르쳐주듯이 뜻을 품고 열심히 해가면 최선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차선의 결과는 얻을 수 있게 된다. 자기가 꿈꾸던 인생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생각지도 않았던 다른 꿈의 인생의 모습이 펼쳐질 수 있다. 그때는 그것을 그러한 노력에 대한 선물로 받으면 된다. 결국 그것이 바로 자기의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목, March 6, 2025: mhparkⒸ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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