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있는 길, 나 있지 않은 길>
2024. 4. 21. 12:50ㆍ생각 위를 걷다
길을 걸어갑니다.
앞에 길이 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앞서 걸어간 길입니다.
그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편안하고 확실하게 걸어갑니다.
그런데 걸어가다 보니
나 있지 않은 길을 만납니다.
‘돌아가야 하나?’ 자문하며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앞으로 나아갑니다.
나 있지 않은 길을 걸어갑니다.
계속 가다 보면
어디쯤에선가 나 있는 길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처음이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 여겨서입니다.
혹 누군가 이 나 있지 않은 길 위에
희미하게 남겨진 발자국 흔적을 보고
나 있는 길로 여기고
뒤이어 걷지 않을까 생각해서입니다.
그렇게 나 있는 길 앞의 나 있지 않은 길
나 있지 않은 길 앞의 나 있는 길
그 두 길을 함께 생각하며
오늘도 가야 할 길을 감사하며 걸어갑니다.
(토, April 20,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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