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나무>

2023. 1. 30. 14:24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어제 종일 내린 눈이

모두 대지에 떨어지지 않고

아름다움을 선물로 주고 갔다.

얼마는

잿빛 나뭇가지 위에 앉아

옷을 입혔으니.

 

나무도, 가지도

갑자기 뜻밖의 은혜를 입었다.

그게 생의 한 면이라고

환하게 미소짓는다.

 

야위고 앙상하기만 하던

겨울 나무 가지에

살포시 꽃이 피니

한결 따뜻해 보인다.

 

이 옷,

햇살에 녹아 없어져도

바람에 날려 벗겨져도

나무는 슬퍼하지 않으리.

또 다른 은혜가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얀 나무는 그렇게 생을 노래한다.

(, January 27, 2021; mhpark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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