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2. 02:44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며칠 전 아침 운동과 산책을 마치고 아주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어떤 집 앞 작은 화단에 분홍빛 자줏빛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어 활짝 웃으며 아침을 수놓고 있었다.
그 함박 웃음 무척이나 예뻐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던 길 잠시 멈추고 차에서 내려 한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렇게 보고 있는데 한 순간 코스모스가 내 맘 속으로 가득 들어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코스모스 미소가 나를 어린시절 고향으로 이끌었다.
어린시절 가을이 되면 고향마을 길가에 코스모스 예쁘게 피어 산들산들 부는 실바람 따라 한들한들 춤을 추곤 했다. 학교와 집으로 오가는 큰 길 신작로 양 옆에도 길 따라 하얀색 분홍색 자주색 코스모스가 피어 오가는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방과 후에 집으로 향할 때 노란색 양은 도시락통이 든 책 보따리를 어깨에 메고 뛰다 보면 도시락 통에 넣은 수저와 젓가락이 서로 부딪치면서 덜그럭덜그럭 소리를 내곤 했는데 즐겁게 뛰는 우리에게는 그 소리도 경쾌한 행진가로 들렸다. 하루의 학교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당당하게 귀가하는 개선 장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친구들과 함께 딸랑거리며 걷다가 뛰다가 하면서 즐겁게 귀가하다가 심심하면 코스모스에 날아드는 꿀벌들 등 뒤를 잡고는 벌침을 뺀 뒤에 놀곤했는데 어떤 때는 벌침에 쏘이기도 했다. 그래도 마냥 즐거웠다.
상쾌한 아침 어떤 집 정원에 핀 코스모스가 예쁜 추억이 많이 서려있는 내 어린시절 그 시간 속으로 데려가 잠시 즐겁게 추억했다. 그런 다음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으며 다시 집으로 향했다. 어린 시절 추억은 여전히 아름답다.
(목, September 21,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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