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달팽이의 힘찬 행진>
2023. 9. 2. 04:25ㆍ생각 위를 걷다
이른 아침
밤새 이슬 촉촉히 내려 앉은 벤취 위에
새끼 달팽이 한 마리 앉아 있었다.
벤치 정상까지 힘들게 오르느라
목이 마른지 가만히 앉아 이슬을 마시며
목마른 목을 축이는 것 같았다.
순간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잠시 자세히 들여다보니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움직임이 너무나 작고 느려서
제대로 볼 수 없었나 보다.
잠시 그대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 눈에는 걸어가는 걸음걸음이
느림보 거북이보다도 훨씬 더 느렸지만
그래도 달팽이에게는 행진이었다.
조금 더 보노라니 꽤나 멀리 갔다.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매우 느리지만
부지런히 걸어가는 작은 달팽이를 보면서
다시금 확인받는 진리가 있다.
뜻을 품고 무엇을 하든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 느려보여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진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진보는
그것을 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의미 있는 대가이다.
값비싼 선물이다.
(금, September 1,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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