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왔다가 날아간 한 마리 새를 보며>

2023. 8. 15. 01:20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오늘도 계단 오르내리기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면서 늘 하는 행사처럼 떨어지는 작은 계곡 폭포수(?) 앞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어 섰다. ‘오늘도 아침부터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느라 수고했네!’ 라고 스스로 격려하면서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떨어지는 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는 내가 서 있는 곳 바로 앞쪽에 있는 나무 가지에 앉는 것이었다. 나처럼 떨어지는 물을 바라보려는 듯 그쪽으로 향했다. 아마도 새도 열심히 날면서 운동(?)을 하느라 힘이 들었는가 보다. 그러다가 나처럼 잠시 떨어지는 물을 바라보면서 쉬고 싶었는가 보다. 그러다가 한참을 그렇게 머문 뒤에 다시금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나도 새처럼 잠시 머물다가 나머지 계단을 내려와서는 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렇게 나무숲 터널 산책로를 따라 다시금 걸어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렇지. 왔으면 다시 가야지. 그게 만사의 이치지. 그것이 조생사(?)이지. 그것이 인생사이지. 그러니 나도 왔느니 가야 하는 인생이지. 오늘도 운동을 하러 왔으니 다시 집으로 가야하는 것이고, 예전 어느 날 이 세상에 왔으니 마찬가지로 장래 어느 날 이 세상을 떠나가야지.

 

떠나가기 전에 얼마만큼 인지는 잘 모르지만 주어지는 인생의 날들을 가장 잘 활용하면서 나만의 고유한 멋진 인생을 살아야지. 떠날 때 뒤돌아 후회와 슬픔-불완전한 인생이 그것들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지라도-보다는 보람과 만족이 더 많은, 그래서 감사하면서 떠날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아야지.’

 

오늘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매우 상쾌한 아침에 아주 멋진 나무숲 터널 산책로를 걸으면서 홀로 함께 걸으며 홀로 함께 살아가는 법을 생각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올 때는 몸이 많이 피곤하고 힘이 들었지만 돌아가는 길은 몸도 마음도 가볍고 상쾌했다.

 

내 인생도 그와 같으면 좋겠다. 와서 인생길을 걸을 때는 곤하고 힘이 들지만 돌아갈 때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 하루도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힘차게 걸어가야겠다. 그러다가 어두운 밤이 되고 깊어갈 때 곤하고 힘이 드는 몸을 편안히 누이고 싶다.

 

산책로를 따라 걸어와서 차가 있는 첫 번째 계단 바로 앞에 이르렀을 때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종종 만나는 60대 정도의 몸이 튼튼하고 건강해 보이는 남자를 다시 만났다. 그는 계단 아래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서는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는 계단을 올라간다. 그리고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간다.

 

나는 그를 스토롱 맨이라고 부른다. 그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지난번에 오래간만에 마주쳤을 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여전히 강합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라. ‘일을 하러 가는 길이라. 그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참 대단해 보인다는 것이다. 나에게 자전거를 메고 올라가라고 하면 못할 텐데.

 

오늘 아침 다시 조우하고는 인사를 나누면서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말했더니 나에게도 그런 하루를 보내라고 화답했다. 좋은 하루. 오늘도 좋은 하루. 그런 하루 참 좋다!

(, August 14, 2023: mhpark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