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13. 02:52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아침에 나무숲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산책로 중간쯤에 쓰레기통 하나가 놓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좀 더 걸으면 이어지는 긴 산책로를 따라 중간 중간에 몇 개 더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쓰레기들을 산책을 하다가 아무 데나 버리지 않도록 쓰레기통을 배치해 놓은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산책하는 곳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방책이다. 덕분에 산책로가 매우 깨끗하다. 아침에 산책로를 걷다가 그곳 쓰레기 담당 환경미화원들이 정기적으로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을 보곤 한다.
처음에 그 쓰레기통을 보았을 때는 아침에 기분 좋게 산책로를 걸으면서 ‘이런 곳에 쓰레기통을 두어서 멋진 산책로를 미관상 좋지 않게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날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산책로를 쾌적하게 하는 차원으로 둔 것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쓰레기통을 볼 때마다 ‘마음의 쓰레기’라는 말을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아침마다 마음의 상념들과 잡념들, 여러 가지 좋지 않은 것들, 고민거리 등을 하나하나 꺼내어 길옆 도랑에 버리면서 걷곤 한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지곤 한다. 물론, 도랑에 나의 복잡한 생각들을 버린다고 해서 환경적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도랑이 지저분해지는 않는다. 그래서 문제는 없다.
마음을 온전하게 비우기는 어려우나 그럼에도 하나하나 꺼내어 버리다보면 마음의 무게가 많이 줄어든다. 그래서 걷는데도 좋다. 인생길 걷다보면, 우리 마음에 얼마나 많은 찌꺼기가 우리의 생각의 통로를 막아서 ‘생각경화’를 일으키는가!
생활을 하다보면 우리 혈관에 찌꺼기들이 쌓여 우리 몸에 문제가 생기듯이, 살아가다보면 우리 생각의 혈관에도 찌꺼기들이 쌓여서 정상적인 생각과 삶을 방해하는 경우가 생긴다. 물론 대부분은 그런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문제가 생긴다.
때문에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정기적으로 운동을 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야 하듯이, 우리의 생각의 혈관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건전하고 좋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하고 생각관리도 적절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적인 성찰을 통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의 혈관에 쌓이는 이물질과 찌꺼기들을 버리는 작업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정신과 사고로 풍성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아침에 산책로를 걷다가 길옆에 놓인 쓰레기통을 보면서 가져본 생각이다. 때때로 이렇게 쓰레기통 같은 것을 보면서도 교훈을 얻는다. 뭐든 마음을 담아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다 스승 같다.
(금, August 11,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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