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5. 00:12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어린 시절에 시골에서 즐겁게 놀면서 하던 것 중 하나는 낚시를 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특별하게 놀 것이 많지 않은 시골에서 낚시질은 그나마 무척 즐거운 놀이였다.
그렇다고 해서 근사한 낚싯대와 낚시터가 있던 것은 아니다. 낚싯대는 당시 시골집 뒤에 있던 대나무밭에서 가늘고 긴 대나무를 하나 잘라서 잘 다듬은 다음에 거기에 낚싯줄을 묶고 철사를 갈아서 낚시 바늘을 만들고는 그것을 줄에 묶으면 나름의 멋진 낚싯대가 되었다.
그것을 가지고 동네에 있던 큰 물웅덩이나 개울에 가서 개구리를 잡곤 했다. 개구리들에게는 생사가 달린 문제였지만 우리에게는 여간 재미있는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읍내에 가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철물점에서 민물고기용 낚시 바늘을 사서 그것으로 붕어 낚시를 했다. 조금 커서 중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전거를 타고 저수지로 원정(?)을 가서 거기에서 잉어나 큰 물고기 낚시도 했다. 물고기를 잡으면 그것으로 즉석 매운탕을 끓여서 라면과 함께 먹으면 일품이었다. 지금은 어린 시절의 그 모든 것이 내 삶에 아름답고 낭만 가득한 추억으로 머문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자기만의 낚시질을 하며 살아간다. 인생은 일종의 낚시질과 같고 세상은 인생의 낚시터이다. 다만 각자의 기호와 관심에 따라 낚시질의 대상과 낚시터가 다를 뿐이다. 그렇다면 살아가는 동안 무엇을 낚으며 살아야 인생의 후반부에 자기 삶을 뒤돌아 볼 때 좋은 인생 낚시를 한 것이 될까?
낚시를 하다보면, 때론 월척을 낚을 때도 있고 때론 피라미를 낚을 때도 있다. 저수지에는 큰 물고기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큰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를 함께 잡게 되는 것이 낚시다 너무 작은 것은 다시 놓아주면 된다.
그래도 큰 물고기를 잡겠다는 마음을 품는 것은 나쁘지 않다. 꿈이 커서 나쁜 것은 없기 때문이다. 큰 물고기를 잡으려는 마음으로 낚시를 하면서 크든 작든 잡히는 대로 취하는 것이 낚시를 신나게 즐기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인생 낚시를 하면서 자신의 낚싯줄이나 낚시 바늘이나 낚싯대를 생각하여 미리 작은 물고기를 잡겠다고 결정하고는 작은 물고기 낚시만을 할 필요는 없다. 일단 꿈은 크게 갖고 그것을 위해 작은 고기라도 잡기 위해 열심히 낚싯줄을 던지고 또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크든 작든 잡힐 것이고, 잡히는 대로 잡고서 그것을 토대로 더 큰 물고기를 잡을 계획을 하는 것이 지혜롭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면서 낚시를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기만의 멋진 목표를 정하고 계속해서 그것을 위해 노력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도 그렇지만, 낚시에는 기다림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 기다림은 헛된 것이 아니다. 기다림은 결코 시간낭비가 아니다. 그것은 낚시질의 한 과정이다. 기다림은 물고기를 낚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어떤 기다림은 짧지만, 어떤 기다림은 길다. 그래도 기다려야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기다리면서 기다림의 시간을 유익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고 지혜로운 것이다. 어느 하나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면서도 동시에 기다리는 시간을 상황에 따라 선용할 수 있다.
인생을 낚시질의 관점에서 이해하면서 오늘도 멋진 낚시꾼이 되는 삶을 생각한다.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서 나만의 낚시터에서 이상적인 물고기를 생각하며 작은 물고기든 큰 물고기든 낚아 올리기 위해서 열심히 낚싯대를 내리고 들어올린다. 기다리면서 그렇게 해 간다.
조금 지루할 때도 있지만, 잡을 고기에 대한 기대와 꿈이 있는데 그 정도 수고야 당연히 해야 하지 않겠는가? 때가 되면 물고기를 잡게 될 것이다. 묵직한 낚싯대의 손맛을 웃으며 기분 좋게 느끼면서 들어 올리게 될 것이다.
(목, February 23, 2023: minhee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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