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나무처럼>
2023. 1. 23. 04:06ㆍ생각 위를 걷다
토요일 정오 차가운 날씨
구름 낀 회색 하늘
그 아래 한 곳에 나무 한 그루
짙은 회색 잿빛 앙상한 가지들을
부채마냥 죽 펴고서
말없이 우두커니 서 있다.
그래도 너는
늘 네 안에 사계절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 봄이 되면
가지마다 푸르른 잎들을 내고서
끊임없이 희망을 속삭일 것이다.
다시 여름이 되면
더욱 푸르고 우거진 잎들을 입고서
힘차게 생을 노래할 것이다.
다시 가을이 되면
형형색색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다가
겨울을 생각하면서 한 잎 두 잎
초연하게 대지에 떨어뜨릴 것이다.
그리고 다시 겨울이 되면
지금처럼 앙상한 나무로 다시 서 있겠지만
여전히 사계절을 품고서
또 다시 다른 봄을 기다릴 것이다.
이 나무는 생이 다하는 날까지
계절마다 그렇게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다.
너를 보고 있는 나도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일, January 22, 2023: minhee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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