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경이를 느끼다>

2023. 2. 5. 01:36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4월의 어느 날 아침

비슷한 날 같지만 특별하게 다가온 날에

일상 속에서 경이와 조우했다.

 

하던 일 잠시 멈추고

창밖으로 눈을 돌리는데

문득 눈길이 한 곳에 머물렀다.

시선이 경이에 사로잡혔다.

 

갑자기 두 눈에

늘 거기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의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크고 작은 단단한 잿빛 가지들에서

연녹색 작은 잎들이

마치 연녹색 꽃 같이 보이는 작은 잎들이

화사하게 푸르른 생명으로 힘차고

활기차게 돋아나고 있었다.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한걸음 또 한걸음

세상을 향하여 걸어 나오고 있었다.

날마다 서서히 서서히

날개를 펴고서 세상을 향해

잎바닥을 펴고 있었다.

그것을 이제야 경이로이 보게 되었다.

 

생명은 이렇게 때가 되면,

자기 계절이 되면 어김없이

그의 때를 따라 모습을 드러낸다.

 

순간,

푸릇푸릇한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참새 한 마리 펄펄 날개 짓하며

맑은 목소리로 재잘거린다.

아침을 노래하고 있다.

생명의 출현을 축하하고 있다.

 

참새의 축가를 들으며

생명의 경이 그 한가운데서

그의 놀라운 경이와 섭리를 본다.

 

그렇게 이 아침

아주 미미한 한 그루 나무에게서

우주의 기운을 느낀다.

경이와 신비 가운데 그를 묵상한다.

 

이 하루도

나무에서 솟아나는 생명의 기운만큼이나

신비롭고 경이롭다.

이 신비와 경이 속에서

하늘을 우러른다.

무한한 공간이 내 속으로 들어온다.

그 무한의 세계를 내 작은 가슴에 힘껏 품는다.

하룻길 두 발걸음에 담는다.

(, April 23, 2022; mhpark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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