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모습 속에서>
2024. 5. 16. 22:26ㆍ생각 위를 걷다
찻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앞쪽을 보는데
황토색 벽돌벽에 걸린 액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하나의 액자 안에
네 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주제는 얼음낚시였다.
그중 하나의 그림에
유독 눈길이 갔다.
어떤 중년 남성이
뭔가를 깔고 편안히 앉은 채로
조그마한 낚싯대를 드리우고
물고기가 물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조용히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이
마치 인생길 걷다가 힘이 들 때
길가 한쪽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쉬곤 하는 내 모습 같았다.
그렇게 물끄러미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덧 내 마음이
그에게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의 옆에 살며시 앉아
나도 낚싯대를 드리우고
말없이 물고기가 물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그렇게 앉아 쉬는데
커피 향같이
평화가 내 마음에 잔잔히 밀려왔다.
(목, May 16,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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