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에 담긴 인생잎 추억>
2023. 11. 24. 00:53ㆍ생각 위를 걷다
12월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도
집 앞 커다란 은행나무에는
여전히 잎들이 적잖이 달려 있다.
그래도 늦가을답게
그 나무 아래 푸르른 잔디 위에
노란 은행잎들이 낙엽 되어
겹겹이 쌓여있다.
지난여름 푸르던 잎들이
노랗게 물이 들다가 하나둘 떨어지더니
어느덧 수북이 덮여 있다.
그 모습이 예뻐서 잠시 보고 있노라니
사계절 푸르른 잔디처럼
사계절 내내 푸르던 시절의 내 모습이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처럼
내 눈가에도 방울방울 맺혀왔다.
푸르른 잎들 돋아나 노랗게 물들고
은행 열매 무르익어 주렁주렁 달리던 은행나무
그 밑에서 신나게 놀다가
짙은 구린내 풍기는 은행 열매 떨어지면
주워다가 모닥불에 구워
껍데기 벗기고 까먹던 푸르던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물끄러미
낙엽 되어 잔디 위에 누워있는
노란 은행잎들을 보고 있노라니
그 시절 은행나무에 얽힌 시간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스쳐 지나갔다.
이제는
그 시절의 내 인생잎도 떨어져
내 삶의 대지에 노랗게 누운 채로
추억 속에서 내 옛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다.
때론 아쉽게 때론 속 시원하게
떠나가는 세월이지만
지난 시간의 좋고 아름다운 추억은
언제나 삶의 밑거름으로 작용한다.
(목, November 23,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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