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과 장미 한 송이>

2023. 6. 20. 08:43생각 위를 걷다

산책로를 걸으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아침
조금 힘이 드는 발걸음이지만
그래도 오르다 보면,
역설적으로 힘이 들어도 힘이 난다.

맨 꼭대기 가까이 올랐을 때
철조망에 연분홍 장미 한 송이 꽃여 있었다.
계단을 오르느라 지치고 힘겨워 할 이들을 생각해
누군가 꺾어다가 꽃아놓았는가 보다.
그 마음 참 아름답다.
장미에게는 생의 끝이어도.

장미의 꺾인 아픔과 희생으로
계단을 힘들게 오르내리다가
잠시 발걸음 멈추어 서서
가만히 어여쁜 장미를 본다.
나를 보며 방긋 웃는다.
나도 방긋 웃는다.
우리는 함께 방글이.

힘겨운 발걸음 예쁜 꽃 때문에
작은 미소와 잠깐의 여유를 얻는다.
힘듦보다 장미!
(일, June 18, 2023: mhparkⒸ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