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실존>
2023. 6. 15. 03:13ㆍ생각 위를 걷다
계단 옆 절벽 바로 아래쪽 돌에
예쁜 꽃 하나 살짝 기대고 서 있다.
홀로 서는 것이 힘이 드는지
축 늘어져 간신히 기대고 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 마음이
꽤나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꿋꿋이 하늘을 보며
방긋 웃고 있는 모습이 참 예쁘다.
어쨌든 꽃은 꽃이다.
우리도 고단한 인생길 걸으며
때로는 돌에 기대는 꽃처럼
이것저것 그냥 다 잊고
무언가에 기대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런 다음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길을 떠나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계단을 오르다가
문득 꽃의 기대는 실존을 바라보며
나의 기대는 실존을 생각했다.
아직은 괜찮지만
계속 길을 가다가 어느 순간 기대고 싶어질 때
그대 어깨에 기대고 싶다.
(수, June 14,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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