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의 나>

2023. 2. 4. 08:30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나 홀로

조용히 집에 있는 시간

윗집에서 작은 발자국 소리만

간간이 내 귀에 들릴 뿐

적막감이 유유히 흐르는 냇물처럼

내 마음속으로 흐른다.

 

그 마음 방해가 되지 않게

사뿐사뿐 걸어서 창가에 앉았다.

 

늦은 밤 인적이 드물고

차가운 바람만 쓸쓸하게 뒹구는 스산한 거리

고요가 잔잔히 물결치며

밤을 노래하는 그 거리에

나의 시선을 포근히 던진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을 맞으며

편안히 쉬고 있는 풀들의 숨소리가

가로등 불빛을 타고

한밤의 세레나데처럼

은은하게 내 귓가에 들려온다.

 

가로수 아래로 쏟아지는

가로등 불빛 조각들

적막한 거리의 차가운 바닥에 반사되어

주변으로 번진다.

창가에 홀로 앉아 조용히 마음을 보듬는

나의 시야에 깊게 박힌다.

 

어느 새,

평온이 온몸에 파도처럼 밀려온다.

온 맘이 가로등 불빛에 젖는다.

홀로 있는 밤의 조그마한 풍경이다.

(, March 16 2022; mhpark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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