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1. 12:52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건강을 위해 철계단을 오르내리고 산책로를 걷는 운동을 나름 꾸준히 해 오고 있는데, 처음에는 매일 아침 철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적잖이 힘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익숙해진 터라 그리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여전히 계단을 오를 때는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숨도 가빠지나 건강한 몸을 위해서 그 정도는 견딜만하다.
더욱이 힘은 들어도 심장이 빠르고 힘차게 뛰는 느낌이 참 좋다. 이른 아침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힘차게 오르내리다 보면 정말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아직 심폐에는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
철계단은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놓았다. 처음에는 그것이 적잖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몸이 힘들어지고 다리가 무거워지는 데 솟아오른 부분들에 운동화 바닥이 걸리기도 하고 발바닥을 무언가 누르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왜 오르고 내려가는 데 이렇게 불편하게 계단을 만들어 놓은 거야?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참 멍청하게(?) 만들어 놓았네’라고 속으로 불평하기도 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오르내리다 보니 그것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계단이 미끄러울 수 있는데 그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일부러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실제로 비가 오거나 어느 정도 눈이 내려도 계단이 거의 미끄럽지 않았다. 그래서 넘어질 이유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울퉁불퉁한 표면을 밝을 때마다 발바닥을 자극하고 지압해주는 느낌도 받는다. 이제는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에 대해 이 계단의 설계자에게 감사하며 안전하고 힘차게 계단을 오르내린다.
우리가 인생길을 걸어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상황에서 어려움과 장애물을 만나곤 한다. 그리고 그러한 인생의 장애물을 만날 때 당황해하거나 불평하곤 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것은 자연적이고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평탄한 삶을 살고 싶어 하지 어려움을 겪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우리가 인생길을 걸어갈 때 사람마다 정도와 횟수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도 어려운 시간을 피할 수가 없다. 인생의 고난의 문제에 있어서는 아무도 예외가 없다. 불완전하고 험한 세상에서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데 어떻게 어려움이 전혀 없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어떤 어려움은 겪을 때는 힘이 들고 감당하기 어려워 보여도 지나고 나면 또는 지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면 우리 인생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과정은 힘이 들어도 결국에는 우리를 위한 것이 된다. 그것이 고난의 유익이다. 그럴 때 그 어려움은 우리 인생에 ‘배려를 위한 장애물’로 작용한다.
실제로 우리가 인생길을 걸어갈 때 항상 어려움만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끝까지 가지도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잘됨이 항상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끝까지 가지도 않는다. 우리의 삶에는 잘될 때가 있고 잘되지 않을 때가 있다. 반대로 잘 안될 때가 있고 잘될 때가 있다.
우리 인생에서 잘됨과 잘 안됨 그리고 잘 안됨과 잘됨은 교차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면 이러한 아주 단순한 이치를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므로 일이 잘될 때는 너무 교만하지 말고 겸손할 필요가 있고 잘 안될 때는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희망을 품을 필요도 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우리 대부분에게 잘 나갈 때 겸손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것이 지혜다. 반대로 일이 잘되지 않을 때 희망을 품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것이 용기이다.
인생의 어려움은 우리를 내적으로 강하게 하고 외적으로 겸손하게 한다. 인생의 편안함은 내적으로 즐겁게 하고 외적으로 우리의 발걸음을 힘차게 한다. 우리의 삶을 건전하고 건강하게 영위하려면 강인함과 겸손 그리고 즐거움과 힘참은 모두 필수적이다. 모든 인생의 이러한 두 면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면서 인생길을 걸어가면 나름의 멋진 인생이 될 것이다.
(금, May 31,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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