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좋든지 나쁘든지, 오래되었든지 그렇지 않든지 나름의 추억이 있다. 우리 삶에 지나가는 시간은 대부분 추억으로 남는다(아니, 어떤 의미에서 보면 삶 자체가 추억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좋은 추억은 삶에 즐거움과 활력을 주는 양념과도 같다.
종종 우리는 좋고 아름다웠던 지난 추억들을 되새기고 추억에 잠기면서 힘을 얻고 인생길을 걸어간다.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좋은 추억은 그만큼 우리에게 유익하게 작용한다.
며칠 전 도서관에 앉아 책을 보면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기에 저장된 반가운 이름이 전화기에 떴다. 즐거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고는 오래간만에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에 함께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담소를 나누곤 하던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그리고 앞날에 대한 계획을 말하면서 잠시나마 즐겁게 이야기했다.
그 지인과는 예전에 몇 년을 같은 지역에서 함께 지내다가 그가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한 후에는 거의 만나지 못하고 가끔 전화만 하고 지냈다. 물론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한두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일정 기간 함께 보낸 좋은 추억이 있어서 언제나 그와 나누는 대화는 늘 즐겁고 정겹다.
그렇게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는 전화를 끊기 전에 다음에 다시 연락하자고, 공간적으로는 멀리 있으나 가능하면 한번 보자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한마디 덧붙였다. ‘지난 나의 인생의 한때를 함께하면서 나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어서 고맙습니다.’
우리는 실존적 개체로서 기본적으로 혼자서 자기 인생 이야기를 써가고 자기 인생의 추억을 만들어간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적 존재로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도 그렇게 해 간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과 나쁘고 아픈 추억을 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렇게 받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을 주었다면 좋고 다행한 일이지만, 반면에 나쁘고 아픈 추억을 주었다면 그렇게 한 것을 후회하고 그들에게 미안하게 느끼며 산다고 전하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좋은 일만을 하고 좋은 관계만을 맺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하기만 하고 살면 좋지만 불완전하고 이기적인 존재들로서 어디 그렇게만 살 수 있을까. 이것은 변명이 아니고 사실이다. 모두 실수도 하고 잘못도 저지르고 산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것을 깊이 인식하고 뉘우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고 애쓰는 것이다.
좋은 추억은 삶에 정말로 좋다. 그런 이유로 가능하면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삶에 좋은 추억을 남기려고 애쓰는 것은 고귀하다. 한편으로 실존적 개체로서 자기 자신에 좋은 추억을 남기도록 자신에게 잘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 존재로서 공존의 삶을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주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은 추억을 받는 것은 복된 삶이다.
늘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고 또 불가능할지라도 그런 삶을 추구하는 것은 행복한 삶을 사는 비결이다. 자신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으면서 매일 충실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는 삶이 될 것이다. 그런 삶은 정말로 멋지고 아름답다.
(월, February 10, 2025: mhparkⒸ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