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치유의 눈물>

“슬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충분히 표현해야만 한다”(데릭 빙햄).
 
☞ 답글우리의 삶에 기쁨만 있으면 참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세상은 대단히 불완전한 곳이어서 기쁨만 있지 않고 슬픔도 있고 아픔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기쁨을 누리기도 하지만 슬픔을 피할 수 없다. 우리의 삶은 다양한 상황으로 이루어지고 그 상황은 끊임없이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슬픔과 함께 살아가야 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그리 쉽지 않지만 슬픔을 달래면서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도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의 마음속 거리에는 기쁨과 슬픔이 오가는 감정의 교차로가 있다. 우리의 마음은 그 교차로 위에서 늘 여러 감정이 오간다. 기쁨도 오가고 슬픔도 오간다. 그래서 우리는 기쁘기만 할 수 없고 슬프기만 할 수 없다. 모든 사람에게 기쁨과 슬픔의 비율과 길이가 균등할 수 없지만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그 두 요소가 함께 있고 서로 교차한다.
 
마음의 슬픔을 치유하려면 무엇보다도 그것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비록 그것이 완전하지 않을지라도, 아니 완전할 수 없을지라도 슬픔을 치료하는 방법 중에는 눈물이 있다. 슬픔의 가장 기본적인 현상은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껏 울고 나면 마음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어느 정도 내적 치유를 경험하는 것이다. 비록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지라도 마음의 상태와 태도가 많이 바뀐다.
 
이처럼 눈물은 슬픈 감정의 가장 원초적인 표현이다. 눈물은 마음의 아픔을 치료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그러니 삶이 아프고 슬플 때 억지로 참으려고만 하지 말고 그 슬픔의 작용을 인정하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내버려 둘 필요도 있다.
 
슬플 때는 그냥 울자. 마음껏 울자. 그것이 우리의 몸에 눈물샘이 존재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기쁨의 표현이면서 슬픔의 표현이기도 한 눈물은 마음의 소리이다. 슬플 때 눈물을 흘리면 그 슬픔이 눈물을 통해 흘러가고 마음은 비게 된다. 그 빈자리에 희망의 작은 조각이 하나 채워질 수 있다. 기쁨의 물결이 하나 일 수 있다. 그래서 언젠가 다시 웃으며 기뻐할 수 있다.
 
도서관에 앉아 작업을 하다가 몸을 풀 겸해서 고개를 들었는데 도서관 위쪽으로 나 있는 유리창 밖으로 하늘이 보였다. 파란 하늘을 바탕으로 흰 구름이 바람 따라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유리창 앞쪽에 벽을 지탱해주는 두 개의 굵은 철근 줄이 서로 교차하고 있었다. 그 두 모습이 내 눈에 의미 있게 들어왔다.
 
바람이 구름을 흘러가게 하듯이 시간이라는 바람이 우리의 눈물이라는 회색 구름을 흘러가게 할 것이다. 그러면 기쁨이라는 흰 구름이 흘러올 것이다. 그리고 철근 줄이 서로 교차하면서 건물을 견고하게 하듯이 우리의 삶에도 기쁨과 슬픔이 계속해서 교차하면서 우리가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줄 것이다.
 
기쁠 때는 기쁘게, 슬플 때는 슬프게 주어지는 하루에 정성을 담고 힘차게 걷는 발걸음에 좀 더 나은 내일이 깃든다. 그게 삶의 얼굴이다.
(목, June 19, 2025: mhparkⒸ2025)

어느 도서관에서 유리창으로 내다 본 바깥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