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함과 망함 사이에서: 소비와 절약 그리고>

액자나 벽 또는 광고지 등에 쓰여 있는 문구들을 보게 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눈길을 주고 읽어보는 습성이 있다. 그러한 것을 모두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나 눈에 특별하게 들어오는 것은 그렇게 하곤 한다. 엊그저께도 그런 글귀를 보았다.
 
그날 저녁에 식사하러 어느 식당에 들렀는데 그 식당 벽 한쪽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다. “아끼면 망한다!” 그 문구를 보는데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담겼다. 식당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적절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 문장에는 주어가 빠져 있으나 문맥을 고려하면서 주어를 붙여보면 이런 문장이 될 것이다. ‘손님이 돈을 아끼면 우리 식당은 망합니다.’ 거기에는 생략되어 있으나 그다음에 이런 함의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러니 돈을 아끼지 말고 드시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마음껏 주문해서 드세요.’
 
실제로, 식당에 와서 지갑을 활짝 열고 돈을 많이 써야 그 식당이 잘되고 번영할 것이다. 만일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거나 와서 저렴한 것과 조금만 주문해서 먹으면 식당이 장사가 잘 안되어서 결국 망하게 되거나 문을 닫을 수 있다.
 
반면에 손님이 그렇게 돈을 써 대면 정작 그 손님은 궁핍해지고 집안은 거덜이 날 것이다. 그 경우 식당은 흥하고 집은 망하게 될 것이다.
 
이 역설을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을까? 아주 단순하고 상식적으로 하면 된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기의 수입을 고려하면서 적절하게 지출하는 것이다. 자린고비처럼 너무 아껴도 문제가 되지만(사회가 경제적으로 잘 돌아가지 않을 것이기에), 지나치게 소비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가정 경제가 파탄이 날 것이기에).
 
실제로, 자기의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말 그대로 망한다. 그래서 지출하되 자기의 경제적 상황과 능력을 고려하면서 해야 한다. 그것이 지혜롭고 슬기로운 경제생활이다.
 
그런데 아끼면 안 되는 게 있다. 우리의 잠재력이다. 우리의 잠재력은 아무리 물 쓰듯이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그것을 잘 개발하면서 물 쓰듯이 써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흔히 인간은 자기에게 주어져 있는 능력 중의 단지 20-30 퍼센트 정도만 사용하다가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좀 더 낫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그런 삶을 살고자 한다면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사용하면서 살아야 한다.
 
지성도 마찬가지이다. 지성도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개발해야 발달하고 자기 안에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지성의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뇌를 사용해야 치매 예방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능력을 개발하는 데는 나이 제한이 없다. 그래서 평생 개발하면서 살아야 한다. 능력은 개발해야 자기 것이 되고 작용할 수 있다. 지성을 개발하지 않고 아끼면 망하지는 않을지라도 좀 더 능력 있고 자기 주도적이고 확신적인 삶을 살기가 어려워진다.
 
삶은 그 결과가 대부분 자기 하기 나름이듯이, 잠재력도 그 결과가 대부분 자기가 개발하기 나름이다. 그 출발점은 바로 지금 여기이다. 이런 점에서 마이클 린버그의 다음의 말은 참으로 적절하다. “재능의 정상에 다다르는 여정은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니 지금 시작하라. 하다가 어느 지점에서 멈추었다면 다시 시작하라. 그래야 조금이라도 다른 내일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월, May 26, 2025: mhparkⒸ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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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식당 벽에 적혀 있는 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