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마음>

두 다리에 힘을 꽉 주고
계단을 오르내린다.
마음에도 힘이 붙는다.
넉넉하게 오르내린다.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로를 따라 걷는데
바람이 마주 불어온다.
 
소리 없이 스쳐 지나가던
한 줄기 선선한 바람이
살며시 손을 내밀어
내 마음의 문을 열고는
그 한가운데로 살며시 지나간다.
내 마음 놀라지 않게.
 
열린 마음의 문으로
지나는 바람에 묻어
푸르른 나뭇잎의 숨결이
가득 스민다.
 
이렇게 화창한 날
홀로 걸으며
고독의 소중함을 느낀다.
 
고독이 꼭 외로움은 아니다.
혼자일 뿐 홀로 있어도
외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함께 있어도
한없이 외로울 수 있다.
 
홀로 걸으며
귓가에 잔잔히 들리는
내 마음이 부르는 영혼의 노래를
고독 속에서
침묵 속에서 듣는다.
 
고독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이고 실존이다.
외로움은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고 감정이다.
 
온전하게 고독할 수 있어야
자유롭게 외로울 수 있다.
굳건하게 홀로 설 수 있어야
여유롭게 외로움을 품을 수 있다.
 
발걸음 가볍게 홀로 걷는 길
잔잔한 고독 속에서
나의 나를 깊게 느낀다.
길 위의 나의 내일을 바라본다.
(월, May 19, 2025: mhparkⒸ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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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숲 터널 산책로와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