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용 회전식 소형 수레바퀴를 돌리면서 만나게 된 다섯 번째 문장은 “Today I am taking time to relax”(오늘 나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였다.
현대인의 특징 중 하나는 분주함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현대인은 매우 바쁘다. 많은 사람이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산다. 현대인에게는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더욱 그런 삶을 사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매사에 여유가 없고 제대로 쉬지를 못하고 산다. 그로 인해 피로에 절어 사는 사람이 많다. 피로회복 제품 같은 음료가 생산되고 적잖이 팔리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피로, 곧 분주함에서 비롯되는 피로는 현대인의 또 다른 특징이다. 분주한 현대인은 피로한 인간이다.
이러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휴식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본래 휴식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은 활동과 휴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루의 양태를 물리학적으로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하루는 낮과 밤으로 이루어진다. 낮은 활동하는 시간, 곧 일하는 시간이고, 밤은 활동을 중단하는 시간, 곧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낮과 밤을 다르게 사는 사람도 그 두 면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사람이 활동(일)만 하면 몸에 문제(병)가 생긴다. 반대로 쉬기만 하면 정신에 문제(병)이 생긴다. 그래서 인간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살려면, 전인적으로 건강하게 살고자 한다면 일과 쉼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살아야 한다.
할 일이 많은 현대인에게 휴식은 종종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불안한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마음 한구석에 이런 물음이 생긴다. ‘다른 사람들은 이 시간에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하고 있어도 되나? 결국에는 그런 사람들에게 뒤처지고 마는 건 아닌가? 그런데도 이렇게 한가롭고 알량하게 있어도 되나?’ 어찌 보면 이런 물음들이 대단히 수긍이 간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이 들더라도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휴식 시간은 그냥 허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의 활기찬 삶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다. 그것은 자기 마음과 삶에 여유를 제공하는 좋은 시간이다. 그래서 그것이 꼭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조금 늦어도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좋다. 분주하게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발걸음에 맞추어 살다 보면 반드시 몸과 마음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현대인에게 ‘탈진’(burnout)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가 되는 이유는 많은 사람의 삶이 지나치게 활동(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분주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시라도 활동을 멈추고 자기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시간을 갖는데 필요한 자기만의 조용한 장소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꼭 좋거나 크거나 특별한 곳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냥 조용히 쉬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는 곳이면 족하다. 조용한 도서관이나 분위기 좋은 찻집이나 풍경이 좋은 산책로 또는 공원이나 그 어디든 만사를 잊고 잠시라도 혼자만의 쉼을 가질 수 있는 곳이면 충분하다.
대개 쉼의 시간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자신이 그런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을 내어 쉼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런 시간이 생긴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매일매일은 못하더라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이라도 멋진 산책로를 걸으면서 마음에 쉼을 주고 나 자신과 대화한다. 조용한 찻집에 앉아 향긋한 한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읽고 싶은 책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편안해진다. 그리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활력 있게 할 일을 계속한다.
인간은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야 한다. 일은 인간에게 생의 활력과 보람과 의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일을 통해 작든 크든 사회와 세상에 나름의 공헌을 한다. 동시에 인간은 휴식의 시간도 취해야 한다. 그것이 균형 잡힌 좋은 삶이다. 그것이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반드시 자기 삶에 일상으로부터의 단절의 시간, 곧 창조적 삶을 위한 잠깐의 멈춤을 제공해야 하는 이유이다.
(일, November 26, 2024: mhparkⒸ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