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펜,
한 권의 노트,
그리고 나
하얀 백지 위에
나의 눈을 던지면
어느 덧, 나의 한 손에서
낡아버린 펜 한 지루가
길을 찾는다.
하루를, 그리고
나의 먼지 뭍은
삶의 자취를 떨어
나를 새기는 마음의 집이다.
그곳에 나 아닌 내가
새롭게 살아간다.
현존의 내가 사라질 때
투영의 나는 일기 속에서
누군가를 만나리라.
일기는
‘나’라는 한 사람이
한 시대를 걸어왔고
걸어가며
걸어갈 것이라는 삶에 대한
확신과 증거.
나는 쓰던 펜을 내려놓고
두 손을 펴
노트를 닫음으로
하루의 삶의 마침을 알리는
끝과 시작.
(일, May 2, 2021; mhparkⒸ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