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봄>

길가,

바람에 뒹굴며

내 발걸음에 밟히는 낙엽에도

한때 봄은 있었다.

 

내 걷는 걸음걸음마다

삶의 흔적들이 묻어 있듯,

이미 바람 속에 지워졌어도

시간 속에 여전히 남아

때때로 내게 되새겨 주듯,

너도 한때는 나무의 봄을

푸르고 푸르게 노래했다.

 

두꺼운 외피 온몸으로 깨고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

하나의 잎으로 돋아나

앙상한 가지에 생명을 지펴

나무에 푸르른 옷을 입혔다.

 

그리고 지금

그 몸을 위해 너를 버리고

우주 속으로 잠들어 간다.

 

봄이 되면,

나무에 새롭게 돋을

또 다른 너를 그리며

그렇게 소리 없이 사라져간다.

(, April 16,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을 덧붙여 고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