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모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2024. 6. 20. 05:52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아침에 계단 오르내리기 운동을 마치고 산책로를 따라 걸어갔다가 반환점에서 돌아오는 길 거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렀을 때였다. 갑자기 뒤쪽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평시에도 길 위에 열매들이 떨어지며 소리를 내기에 그러려니 하고 ‘그냥 무시할까’하다가 평소보다 소리가 조금 커서 뒤돌아보았다.
 
그런데 청설모 한 마리가 길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것이었다. 금방 지나올 때는 없었는데 곧바로 내 뒤로 나와서 먹이를 먹고 있는 것인가 생각했는데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순간적으로 땅에 떨어진 게 열매가 아니라 청설모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설모가 잠시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들더니 맥없이 앞쪽으로 비틀거리며 몇 발짝 갔고 곧바로 몸을 죽 늘어뜨리고는 그냥 움직이지 않았다. ‘다가가서 한번 볼까?’ 생각하다가 딱히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을 뿐 아니라 행여 살아 있다면 위협을 느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채로 그냥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에 걷다 보면 다람쥐들과 청설모들이 나뭇가지 사이를 자유롭게 옮겨 다니면서 노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걸으면서 느끼게 되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그런데 그러던 청설모 중 한 마리가 나무에서 떨어진 것이다. 놀다가 그런 것인지 먹이를 찾다가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실수하여 떨어진 것이다.
 
뒤돌아오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하나는 사고는 언제든지 날 수 있으니 늘 조심하면서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조심해도 날 사고는 난다. 그럴 때 그것을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다른 하나는 아무리 능력과 재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나대거나 촐랑대지 말고 겸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속담에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라는 말이 있다. 이 경우에는 ‘청설모(다람쥐)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겠다. ‘아무리 능숙하고 잘하는 사람이라도 간혹 실수할 수가 있다’라는 의미이다.
 
실제로, 누구도 완전할 수 없다. 우리는 실수하면서 살아간다. 그러기에 늘 조심하면서 겸손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그만큼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수, June 18, 2024: mhparkⒸ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