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같고 그림 같은 밤>
2024. 3. 8. 05:10ㆍ생각 위를 걷다
호수는 언제나 말이 없는데
파도가 입을 벌려 말을 건넨다.
처얼썩 처얼썩.
어둠 속에서
바람 따라 끊임없이 밀려와서는
호숫가 벽면에 부딪치며
포말로 부서지는 그 소리가
오늘 밤은 더욱
감미로운 음악처럼 들린다.
호숫가의 그림 같은 찻집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불빛 가닥들이
마음을 살며시 두드리는
어둠이 짙어가는 밤에
호수에 차가운 바람이 나부끼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기고
언제나 거기 서 있는 가로등만
외로이 서서 초연하게 어둠을 밝히고 있다.
찬바람 내 뺨을 부드럽게 만지는
그 적막한 밤에
어둠을 가르는 내 발걸음이
그 고적함을 달래준다.
걸음걸음 가로등 불빛이
부드럽게 다가와 동무가 된다.
낭만 서린 음악 같고 그림 같은 밤이다.
무척이나 정겹고 아름답다.
(목, March 7, 2024: mhparkⒸ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