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를 위한 두 가지 요소>

2024. 2. 3. 03:28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며칠 전 학교에 강의가 있는 날 오후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시간상 여유가 좀 있었다. 그래서 학교 앞 호숫가 주차장에 차를 대고서 잠시 호숫가를 따라 걸었다. 계절상 아직 겨울인 상황에서 적잖이 쌀쌀한 날이었지만, 호숫가에 갈매기들과 청둥오리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내가 어린 시절에 추운 겨울임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연을 날리고 썰매를 탔듯이 추운 날씨에도 호수에서 즐겁게 노니는 청둥오리들이 무척이나 평화롭게 보였다. 적잖이 불어오는 바람 따라 넘실거리는 물결이 평소보다 조금은 크게 느껴졌다.

그런데 그것이 청둥오리들을 더 즐겁게 해주는 듯했다. 가만히 있어도 물결이 저절로 앞으로 가도록 밀어주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에서는 계속해서 발놀림하고 있을 것이지만 파도가 그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 같았다. 아무튼 청둥오리들이 호수에서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나도 덩달아 즐거워졌다.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그렇게 잠시 호숫가에 서서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물결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청둥오리들을 보고 있는데 문득 익히 알고 있는 생각 한 조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청둥오리들의 움직임은 두 가지 요소가 함께 있다는 것이다. 물밑에서의 발놀림(자기의 노력)과 부드럽게 밀쳐주는 파도의 힘(덤)이었다.

우리 인생에도 두 요소가 함께 있다는 반복된 깨달음이 왔다. 우리가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실행해갈 때, 그것을 제대로 이루려면 우리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지만 우리가 노력하지 않고는 그 무엇도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잘되지 않는다. 거기에는 외적인 도움, 곧 물결이라는 덤-대개 운이나 은혜라고 불리는 것-이 있어야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는 말이 의미 있는 것처럼, “하늘은 스스로 돕는다”(God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는 말도 의미가 있다. 누구나 뜻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면 길은 열리게 되어 있다.

물론 그 과정에는 당연히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면 반드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도움의 손길(하늘)이 있다. 하늘은 자기 힘과 정성을 다해 애쓰고 있는 그를 돕기 때문이다.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또는 꿈을 꾸더라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빈둥거리면서 좋은 결과만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올 수 없다. 아니, 오지 않는다. 노력하며 나아갈 때 물결이 갈매기들과 청둥오리들을 부드럽게 밀어주듯이 그 손길이 걸어갈 길을 열어주고 그를 밀어준다.

생각만 하고 바라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하고 바라고 그것을 실행해가면 그것에 덤이 더해져 때가 되면 이루어지게 된다. 호수에서 평온하게 노니는 청둥오리들을 보다가 다시금 상기하게 된 성취의 법칙을 두서없이 썼다.
(금, February 2, 2024: mhparkⒸ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