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길 함께 걷다>

2023. 10. 28. 02:12생각 위를 걷다

깊어 가는 가을날 어느 오후
밝은 햇살만큼 눈 부신
단풍 짙은 화사한 가을 길을 따라
자유롭게 발걸음을 풀어놓는다.
 
머나먼 길을 떠나느라
일찌감치 몸을 던져
이미 대지에 가득 쌓인 많은 낙엽이
사뿐사뿐 지나는 발걸음을
부드럽게 맞이하는 예쁜 단풍 길이다.
 
환하게 반짝이는 햇살로
더욱 노랗게 빛나는 노란 낙엽들이
그 위를 걸어가는 내 마음도
곳곳을 노랗게 물들인다.
 
이토록 예쁜 길을
오늘은 함께 걸으며
예전에 행복한 밝은 내일을 꿈꾸며
함께 걷던 시간을 생각한다.
 
가볍게 내딛는 발걸음을 따라
그 시간 속의 영상들이
길 위에 쌓인 노란 단풍 낙엽들처럼
하나둘 우리 앞에 곱게 펼쳐진다.
 
발걸음을 맞춰 한가로이 거닐며
잔잔히 주고받는 이야기가
스치는 바람의 소리 따라
나뭇가지 사이로 스쳐 가며
노란 단풍잎들에 하나하나 묻는다.
 
우리 함께 걷는 길 그 위로
단풍잎이 바람 따라 솔솔 내리며
길 위에 자꾸만 쌓여간다.
우리 이야기도 함께 내리며
우리가 걷는 길 위를 수북이 덮는다.
 
노란 낙엽들 위에
보이지 않는 우리의 흔적이
우리 뒤로 그렇게 시간 속에 남겨진다.
 
한 길 함께 걷는 우리 둘이 남긴
평온한 오후의 동행 발걸음이다.
(금, October 27, 2023: mhparkⒸ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