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행>

2023. 5. 31. 00:09생각 위를 걷다

말없이 저 멀리 떠나고 있는
오월의 끝무렵 한 날 평온한 오후
인적 없는 텅 빈 산책길을
조용히 홀로 걷는다.

아무도 없는 길을 편안한 마음으로
그렇게 한가하게 걷는데
'인생길은 지금 너처럼 홀로 걷는 거야!' 라고
길이 조용히 속삭이는 것 같다.

실제로,
인간은 누구나 자기 인생길을 홀로 걷는다.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와 함께 걸어도
결국은 홀로 와서 홀로 걷다가 홀로 떠나간다.
인생은 그렇게 홀행이다.
그것이 모든 인간의 실존이다.

그래서 인생길 홀로 걷다가
고독해도 고독해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자신이 인간임을 생각해야 한다.
홀로 걷는 인생의 고독은
실존의 본성이라서
누구도 달래줄 수 없기 때문이다.

산책길을 바람을 맞으며 홀로 걷는 것처럼
오늘도 내 인생길 홀로 걸으며
내 안의 나와 속삭이고
내 안의 그와 이야기 나누며
홀로 걷는다.
(월, May 29,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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